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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마음에 박은 못 빼 드릴게요”

부산교구 활천본당, 신자 마음 속 미움 담은 십자가 봉헌하며 보속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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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천본당 주임 장재봉(왼쪽) 신부와 보좌 엄열 신부가 신자들의 마음의 못을 박아 만든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의 길을 바치고 있다. 사진제공=활천본당

 예수 부활 대축일을 이틀 앞둔 18일 성 금요일. 부산교구 활천성당(주임 장재봉 신부)에서는 이색 십자가의 길이 펼쳐지고 있었다.

장재봉 신부가 장백의 위에 붉은색 망토를 두른 채 어깨에 ‘못이 가득 박힌’ 십자가를 지고 있었던 것. 장 신부 머리에는 가시관도 함께 씌워져 있었다. 엄열 보좌신부도 장 신부와 함께 십자가를 직접 지는 의식에 동참했다. 이날 십자가의 길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였다.

이날 장 신부와 엄 신부가 진 십자가의 사연(?)이 독특하다. 사순 시기 동안 신자들이 용서하지 못한 사람과 상황을 떠올려 마음에서 꺼낸 뒤 그 크기에 걸맞은 못을 찾아 박은 나무 조각들을 십자가 모양에 따라 다시 박은 것이다.

신자들은 미움과 상처,한 등 마음의 못을 실제 못으로 시각화해 들여다봤고, 그 못을 박은 나뭇조각이 나무 십자가 위에 다시 박히는 것을 보면서 놀라워했다. ‘내가 무심코 가진 마음의 못이 모두 예수님에게 박혔다’는 자기반성과 동시에 ‘그 못을 예수님께서 다 받아들이셨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마음의 못이 박힌 십자가는 십자가의 승리를 표현하는 황금색 옷이 입혀진 뒤 제대 앞에 걸렸고,신자들은 이튿날 이 앞에서 부활성야예식을 봉헌했다. 십자가 아래에는 ‘자기만의 십자가’ 총 560개도 함께 황금색으로 입혀져 봉헌됐다.

자기만의 십자가는 신자들이 사순 제1주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미사 후에 모여 십자가의 길을 바칠 때마다 개인적으로 플라스틱, 못, 나무 등으로 십자가를 만들어 와 손으로 들고 기도하던 것이다.

장 신부는 “용서도 주님이 주시는 은총 중에 하나”라며 “누군가를 용서해야 할 때에는 예수님께 의탁하고 잘못, 미움, 갈등을 주님께 봉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그만 것에 손해 보지 않으려고 내 의견과 생각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교회 공동체 일치와 이웃과의 친교에 어려움을 가져다준다”며 “손해 볼 줄 아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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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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