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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마피아의 총격으로 3세 영아가 숨진 카사노 알로 로니오를 찾은 교황이 한 어린이를 쓰다듬고 있다. 【CNS】 |
【칼라브리아(이탈리아)=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 이탈리아 남서부 지중해 연안 칼라브리아주를 사목 방문, “마피아들이 악을 숭배하고 공동선을 비웃고 있다”면서 강력히 비난했다.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마피아의 본거지 가운데 한 곳인 칼라브리아주의 작은 도시 시바리에서 25만 명이 함께한 가운데 봉헌된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에서 “갱단과 같이 악의 길에 자신의 삶을 바친 사람들은 결코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지 못하며, 그들은 파문됐다”고 천명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교황의 시바리 사목 방문은 지난해 5월 마피아의 총격에 라자로 롱고바르디 신부가 살해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마약 빚을 갚지 못한 할아버지와 함께 3세 영아 니콜라 코코 캄폴롱고가 마피아의 총격으로 희생되는 등 마피아의 충격적 범죄가 계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칼라브리아 주는 이탈리아 최대의 마피아 조직 가운데 하나로 마약 불법거래 조직인 은드랑게타의 본거지로 알려졌으며, 교황은 이날 롱고바르디 신부가 선종한 성 요셉 성당과 3세 영아가 숨진 카사노 알로 로니오를 잇따라 방문해 고인들을 추모했다. 이날 교황과 함께한 카사노 알조니오 교구장 눈지오 갈란티노 주교는 롱고바르디 신부를 ‘사랑의 순교자’라고 묘사해 눈길을 끌었다.
교황은 미사 강론을 통해 “하느님에 대한 경배는 결코 돈에 대한 우상숭배로 대체될 수 없으며, 이렇게 아름다운 땅이 계속되는 죄악으로 물드는 것을 더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면서 “악과 싸워 축출하고 선으로 악을 압도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어 “칼라브리아 교회의 신자들은 지역 공동체 안에서, 교회 안에서 모두 형제로서 각자 특별한 연대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면서 “특히 젊은이들은 마피아의 유혹에 자신의 삶의 희망을 빼앗기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교황은 또 “칼라브리아 교회의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신앙의 여정 안에서 지역 교회에 대한 지원과 자선을 실천함으로써 형제들에게 삶의 용기를 북돋우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모든 형태의 악을 폐기하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 늘 주님의 빛을 비추며 주님께 우리 자신을 돌이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은, 또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늘 신앙과 자비를 키우고, 어려운 순간마다 서로 나란히 걸으며 돕고 연대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교황은 지난 3월 바티칸시티 근처에 있는 성 그레고리오 7세 성당을 찾아 어린이 80명을 포함해 마피아에 의해 희생된 842명을 위한 기도 모임을 주례하며 “피 묻은 돈은 천국으로 가져갈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