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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대문시장준본당 신자가 13일 주일미사를 마치고 성경 말씀 나무에서 말씀 열매를 따고 있다. 백슬기 기자 |
서울 남대문시장본당(주임 김영철 신부) 신자들이 성경 읽기에 푹 빠졌다. 남대문 시장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본당 신자들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말씀에서 힘을 얻고 있다.
신자들이 말씀에 맛 들일 수 있도록 도운 것은 성경통독 계획표. 성경 읽기 생활화를 위해 본당은 올해 1월부터 전 신자에게 개인 성경통독 계획표를 나눠줬다. 계획표에는 하루 동안 읽을 성경이 친절하게 표시돼 있다. 20일까지 계획표대로 성경을 읽은 사람은 벌써 시편 63편까지 읽었다고 한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성경을 읽은 신자는 주일에 본당에서 계획표에 일주일 확인 도장을 받는다. 본당은 이렇게 한 달 동안 열심히 성경을 통독한 사람에게 작은 선물을 준다.
자연스럽게 성경과 가까워진 신자들은 요즘 성경 말씀을 서로 나누기 시작했다. 최근 성당 입구에 ‘성경 말씀 나무’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나무에는 말씀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이 말씀 열매는 본당 신자들이 성경을 읽고 마음에 와 닿은 구절을 직접 적어 낸 것이다. 말씀을 적어 낸 신자들은 마음에 드는 말씀 열매를 따갈 수도 있다.
김영철 신부는 “신자들이 성경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말씀을 느끼고 나누면서 맛 들일 수 있도록 도우려고 나무를 설치했다”면서 “신자 대부분이 시장 상인인 만큼 따간 열매를 가게에 두고 어려울 때마다 말씀의 힘을 받아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순용(이냐시오) 사목회장은 “성경을 통독하고 말씀 열매를 함께 나누면서 신자들 사이에도 성경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며 “성경 말씀을 다른 사람과 나눴을 때 말씀이 더 깊게 느껴지고 하느님과 가까워지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서울 홍제동본당(주임 김용봉 신부)도 성경 읽기에 열심이다. 새벽과 평일, 주일 빠짐없이 매일 미사 전 30분 동안 신자들은 공동으로 성경을 읽는다.
이 밖에도 공덕동본당(주임 이재을 신부)과 서대문본당(주임 김태선 신부), 수색본당(주임 이기헌 신부), 번동본당(주임 강권수 신부) 등이 전 신자 성경 읽기를 하고 있고 성북동본당(주임 김명섭 신부)과 상계동본당(주임 전창문 신부) 등이 전 신자 성경 쓰기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2014년 사목교서 ‘하느님의 말씀은 새로운 복음화의 원동력’에서 ‘신앙의 해’를 위해 마련했던 다섯 가지 표어 중 첫 번째 주제인 성경 말씀에 역점을 두는 신앙생활을 올해 사목방향으로 설정했다.
백슬기 기자 jda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