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신앙인의 길/권혁주 주교(안동교구장)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ㆍ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는 4~25일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명동주교좌성당에서 순교자 현양 특강과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4일 권혁주(안동교구장) 주교의 ‘신앙인의 길’ 주제 강연에 이어 18일에는 정신철(인천교구 보좌) 주교가 ‘오늘의 박해와 순교자적 삶이란?’을 주제로, 25일에는 유수일(군종교구장) 주교가 ‘순교의 원천적 힘인 믿음과 사랑’을 주제로 특강에 나선다. 평화신문은 순교자 현양 특강을 매주 요약 소개한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진정한 자아를 잊지 않는 것은 자신이 신앙인임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창세 1,4 등 참조) 하신 세상을 신앙의 눈으로 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마태 18,3)고 말씀하셨습니다. 왜 어린이에 비유하셨을까요? 어린이들의 받아들이는 능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사랑을 받아들이는 능력과 사랑을 받는다는 깨달음은 하느님 뜻과 하느님 사랑을 쉽게 받아들이는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이 참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우선 조건은 사랑을 베푸는 데 있지 않고, 어린이처럼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 하나는,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가엾은 처지에 처했을 때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으신다는 사실입니다. 죽은 이에게 “일어나라”(루카 7,14)고 하시듯 우리를 절망에서 일으켜 세우십니다.
이제 우리는 하느님을 선택해야 합니다. 하느님을 선택하지 않고 재물을 선택한 어리석은 사람들의 결말이 어떤지 생각해봅시다. 순교자들은 자유롭게, 기꺼이, 죽음까지 무릅쓰고 하느님을 선택한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순교자들의 후손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8월 16일 시복미사에서 이 땅에 순교자들과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예수님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세상을 따를 것인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고 말씀하십니다. 또 오늘날 우리는 매우 자주 우리의 신앙이 세상에 의해 도전받음을 체험한다고 하시며, 우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방식으로 우리의 신앙을 양보해 타협하고, 복음의 근원적 요구를 희석시키며 시대정신에 순응하라는 요구를 받게 된다셨습니다. 막대한 부유 곁에서 매우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 안에 사는 우리에게 순교자들의 모범은 많은 것을 일깨워줍니다.
십자가를 거부하지 마십시오. 십자가 거부는 곧 예수님과 예수님 사랑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십자가를 거부하는 그곳에 사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랑만이 신앙에 어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을 믿는 신앙의 바탕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사랑의 예수님께 대한 신뢰와 믿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열정적 믿음은 결국 사람을 믿고 신뢰하는 바탕이 되고, 우리가 더욱 구체적으로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 살아있는 믿음을 살도록 이끌어 줄 것입니다.
정리=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