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8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한갓진 곳에 자리한 의정부교구 광적성당(주임 강주석 신부)이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침부터 기분 좋은 소란을 만들어낸 이들은 다름 아닌 광적본당 필리핀가톨릭공동체(KFCC, 회장 라니 로 리바스) 신자들. 필리핀 신자들이 주축이 된 KFCC 소속 신자들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마련해오고 있는 여름축제가 열린 이날, 광적성당은 다시 한 번 마을 잔치의 장이 됐다.
바나나를 밀가루피로 말아 튀긴 ‘투론’, 쌀국수면을 볶아 만든 ‘판싯 비혼’ 등 필리핀 전통음식을 비롯해 각종 꼬치구이 등이 입맛을 자극했을까, 모처럼 성당을 찾은 이들 가운데는 비신자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처음 행사장을 찾았다는 마을주민 김길수(59)씨는 “오가며 이주노동자들을 적잖게 만나는데 이렇게 큰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면서 “이런 행사가 서로를 조금씩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FCC 신자들의 진가는 그간 갈고닦아온 노래 실력과 전통 춤을 선보인 공연에서 드러났다. 자신들이 일하는 일터를 중심으로 팀을 이룬 필리핀 신자들은 정성껏 준비해온 장기를 선보이며 화합의 무대를 연출해냈다.
KFCC 라니 로 리바스 회장은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축제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주신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이웃과의 나눔”이라며 “보잘것없는 행사이지만 이를 통해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서로를 격려하며 이국에서의 삶에서 힘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적본당 사목협의회 김종산(사비노·64) 회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게 돼 지켜보는 형제로서 기쁘다”면서 “어떠한 모습으로든지 계속 어울리고 함께 나눌 때 더불어 성장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미를 지닌 행사이기에 매년 교구장 이기헌 주교도 함께하며 격려하고 있다. 이날 본 행사에 앞서 KFCC 신자들과 미사를 봉헌한 이 주교는 “일본에서의 교포사목 경험을 통해 이주민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이해하게 됐다”면서 “우리 한국인들도 이주민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그들을 우리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