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기획/ 세상을 바꾸는 착한 소비 캠페인 ④
▲ 유점화(오른쪽) 그라나다보호작업센터 시설장이 당일 생산한 공정무역 커피에 대해 지적 장애인인 김남훈(왼쪽) 사원에게 설명하고 있다. 오세택 기자
① 왜 착한 소비인가?
② 자연과 환경을 살리는 소비
③ 재활용이나 절제도 착한 소비
④ 공정무역으로 바꾸는 소비
⑤ 소비로 돕는 취약계층
일에 쫓겨도 ‘커피 마실 시간’은 있다. 일터에서도 커피를 입에 달고 사는 ‘마니아’도 한둘이 아니다.
이처럼 대표적 기호 식품 가운데 하나인 커피의 한 해 생산량은 세계커피기구(ICO) 통계 기준으로 874만여t(2013년)이나 된다. 에스프레소(30~50mℓ)를 기준으로 커피 한잔에 들어가는 원두 분량은 대략 7g이니 1조 2495억 잔을 마시는 셈이다. 문제는 산지 가격이다. 커피 생두 30∼50개의 가격은 대략 5원에 불과하다. 커피 재배 농가의 몫은 1에도 못 미치고 이윤의 99는 거대 커피 회사와 수출입 업자 중간거래상 몫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공정 무역이 시작됐다. 세계화와 자유 무역에서 비롯된 제3세계의 빈곤과 노동력 착취(특히 아동노동) 열악한 노동 여건 환경 파괴 등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 무역’으로서 태동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194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우리나라에선 2003년 ‘아름다운 가게’에서 아시아 각국의 수공예품을 수입하면서 시작돼 커피와 초콜릿 축구공 바스코바도(설탕) 올리브유 의류 및 패션 소품 등 200여 제품이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정 무역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 내 관심은 낮다. 지난해 11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필리핀 프레다재단 설립자인 성 골롬반외방선교회 셰이 컬린 신부를 초청해 필리핀에서 생산 판매하는 망고 등의 공정무역 제품을 소개한 정도다. 프레다재단에선 천연 자원이나 폐타이어 등을 재활용해 만든 가방이나 신발 대나무 제품 등 수공예품과 망고 가공품 등을 생산해 공정 무역을 하는데 국내에선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www.asiafairtradeshop.net)에서 이를 수입 판매하고 있다.
또한 천주의 성 요한 수도회가 서울 가양2동에서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그라나다 보호작업센터’(시설장 유점화)가 공정 무역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동티모르와 파푸아뉴기니에서 유기농 생두를 사들여 센터 직원들과 지적 장애 사원들이 직접 볶고 원두 포장과 배송까지 한다. 보호작업센터 1층에 지적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그라나다 카페’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유점화 그라나다보호작업센터 시설장은 “그라나다 보호작업센터의 공정 무역 커피는 생산자나 소비자 중간에서 커피를 로스팅하고 포장 배송하는 장애인들 모두 이익을 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교회에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정 무역은 생산자와 중간거래자 소비자 모두에게 서로 도움이 되는 형태다. 생산자에게는 ‘가장 싼 값’이 아니라 ‘공정한 값’을 지불하고 중간거래자나 소비자 또한 다국적기업 등의 횡포에서 벗어나 더 싼 값에 매입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당하게 제3세계의 자립을 지원하고 환경 및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며 소비자 또한 공정 무역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착한 소비뿐 아니라 공정 무역을 위한 금융 기관이 생겨나고 있으며 항공사와 다국적 호텔 체인 거대 여행사 대규모 식당으로 이어지는 기존 여행 상품에서 벗어나 현지인들과 함께하는 착한 여행 곧 ‘공정 여행’도 시도되고 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