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상리·전곡·연천본당 ‘라파엘 천사단’ 집 고쳐주기 구슬땀 흘려
▲ 라파엘 천사단 연천 단원들이 14일 오전 현재호씨 집을 안팎에서 수리하고 있다. 이힘 기자
“하나 둘 셋 파이팅!”
14일 오전 10시 의정부교구 연천 상리성당 인근에서 사제와 신자들의 힘찬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이날은 경기 연천군 상리ㆍ전곡ㆍ연천본당 등 3개 본당이 현재호(크리스토퍼 55 상리본당)씨 집을 고쳐주기로 한 날이다.
현씨의 집은 지은 지 30년이 넘어 비만 오면 지붕에서 물이 새어 방에 시꺼멓게 곰팡이가 피어 수리가 시급한 실정이었다. 취업준비생인 아들(28)과 단둘이 사는 현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성당 관리장으로 봉사하며 약간의 수고비로 사는 형편이어서 그동안 집수리는 꿈도 꾸지 못했다.
이들 3개 본당 연합봉사단인 ‘라파엘천사단 연천’ 단원 40여 명은 이틀 동안 지붕 위에 스티로품 패널을 덧대고 방을 새로 도배하는 대공사를 펼쳤다. 노연호(상리본당 주임)ㆍ김규봉(전곡본당 주임)ㆍ김부섭(연천본당 주임) 신부도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집 고쳐주기 봉사에 한몫했다.
도배 기술이 있는 단원들은 삼삼오오 방에 모여 헌 도배지를 뜯고 새로 도배풀을 쑤느라 분주했고 힘이 좋은 남성들은 사제들과 지붕 위에서 스티로폼 패널을 자르고 덧대느라 바쁜 표정이었다. 최연소 봉사자 강병권(라파엘 5)군은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쓰레기 모으는 일을 거들었다.
세 본당은 지난 2월 의정부교구 최초로 세 개 본당 합동 견진성사를 거행했을 정도로 소문난 ‘의좋은 형제 본당’이다. 연합성가대를 꾸려 행사 때 성가를 불러주고 기차여행을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 이에 의기투합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함께 나서기로 해 봄볕 좋은 이날 첫 작업을 시작한 것.
세 본당이 가족처럼 지내게 된 것은 단순히 사제들 간의 친분 때문만은 아니다. 반경 6㎞ 안에 모여 있는 세 본당은 교적상 신자 수를 모두 합쳐도 1800여 명 남짓이어서 늘 함께 행사를 치러왔다.
세 본당은 어려운 이웃의 집을 고쳐주자는 김규봉 신부의 제안으로 2013년 10월부터 각 본당에 ‘라파엘 천사단’이라는 봉사 단체를 조직했다.
의좋은 본당답게 집수리에 들어간 재료비도 세 본당에서 신자 비율에 따라 사이좋게 분담했다. 전곡본당 신자 수가 1200여 명으로 가장 많아 이번에 상리본당 신자를 돕는 일임에도 가장 많은 성금을 댔다.
“밥 먹고 합시다!”
일이 손에 붙을만하니 어느덧 낮 12시. 점심시간이다. 열심히 봉사하라고 쌍화탕과 영양제 커피와 주스 등 간식거리를 가져다 놓았지만 이날은 유난히 단원들 ‘배꼽시계’가 빨리 울리는 것 같다.
현재호씨는 “처음에 집을 고쳐주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신부님과 신자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었다”며 “앞으로 희망을 품고 잘 살라는 의미로 열심히 살겠다”고 고마워했다.
노연호 주임 신부는 “어려운 이웃을 찾아 돕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이자 교회의 본질인 사랑과 나눔의 실천”이라며 “앞으로도 세 본당은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