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 수 700여 명 대부분이 농사짓는 어르신이다. 이 작은 본당 신자들이 똘똘 뭉쳐 아름다운 새 성전을 지었다. 건립에 든 돈은 20억 원이 넘는다. 시골의 소규모 본당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액수였지만 누구 하나 “힘들다”고 하지 않았다. 신자들은 오히려 “즐겁게 성전 건립에 참여했다”고 입을 모은다.
공소를 고쳐 사용하다 설립 12년 만에 성당을 봉헌하는 수원교구 원삼본당(주임 김정환 신부) 이야기다. 원삼본당은 19일 오전 10시 30분 경기 용인 처인구 원삼면 고당리 현지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성전 봉헌식을 거행한다. 새 성당은 연면적 1093㎡에 단층 건물이다.
원삼본당 성당 건립에는 ‘메주’가 한몫을 했다. 본당은 15년 전부터 매년 11월 ‘메주 만들기 축제’를 열었다. 4~6일 동안 이어지는 축제 기간 동안 신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메주 2000~3000장을 만든다. 그동안 메주를 팔아 마련한 기금이 7억 원에 이른다.
신자들의 뜨거운 본당 사랑도 건립에 큰 역할을 했다. 처음 신축 기금을 약정할 때는 약정액이 1억 5000만 원 정도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봉헌금이 늘어났다. 다른 본당으로 전입을 간 후에도 신축금을 계속 봉헌한 신자들도 있었다.
원삼본당 신자들은 성당에 일손이 필요하다는 소식이 들리면 열일 제쳐놓고 성당에 와 기쁘게 봉사를 한다. 주일 미사 참례율이 꾸준히 50를 넘나든다. 메주 판매 수익금 신자들의 봉헌 이웃 본당의 도움으로 원삼본당은 21억 원에 이르는 성당 건립기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새 성당은 어르신과 장애인을 배려한 설계가 눈에 띈다. 성당과 교육관 입구에 계단이 없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보행기를 사용하는 어르신들도 힘들이지 않고 들어올 수 있다.
김재성(루카) 총회장은 “다른 본당 신자들이 ‘아담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지은 성당’이라고 칭찬해주실 때 기분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2003년 양지본당에서 분리ㆍ설정된 원삼본당은 원삼면 전 지역을 담당한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