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모의 집 설립 25주년 감사미사 봉헌
▲ 유흥식 주교가 대전 성모의 집 25주년 기념 감사미사 직후 예수 수도회 수도자들에게 사랑의 쌀을 전달하고 있다. 조창기 명예기자
한 끼 식대 100원. 그 100원은 식사비를 내고 싶어하는 어르신과 노숙인들의 최소한 ‘자존심’이었다. 100원을 내지 못하는 이들에겐 즉석에서 100원을 건네고 식사비로 내도록 했다.
100원으로 가난한 이웃과 끈끈한 연대를 이뤄냈고 그 진한 사랑 나눔이 25주년을 맞았다. 대전의 ‘100원 식당’인 성모의 집이 그 사랑 실천의 현장이다.
대전 삼성동 노인회관 2층에 자리 잡은 성모의 집은 조립식 건물인 데다 식당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가팔라 이용자들의 부상 위험이 크다. 그런데도 시설 이전이 어렵다. 인근 지역으로 두 번이나 이전하려 했으나 집값 하락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로 모두 무산됐다.
하지만 1990년 6월 개원 당시 하루 평균 70여 명에 그치던 이용자가 이제는 200명이 넘는다. 연간 이용자 수도 개원 당시 1만 7000여 명에서 지난해에는 4만 명을 넘겼다. 예수 수도회에서 파견된 수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교구 지원과 각종 후원금 동구 예산 지원을 받아 간신히 운영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대전 성모의 집은 급식뿐 아니라 2000년 7월부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매주 목요일마다 인근 50여 가구에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또 각 본당에서 수집한 중고 의류와 생활필수품을 필요한 이들에게 직접 전하고 있다. 아울러 노숙인들에게는 상담을 통해 거주지 마련과 병원 치료 연계 사회복지시설 입소 등을 돕고 있다.
개원 때부터 봉사해온 이장우(요셉 대전 태평동본당)씨는 “성모님 사랑으로 저희의 정성을 다해 모시기에 어르신들께 노숙인들에게 한 끼 음식을 대접할 때마다 뿌듯했다”며 “성모의 집을 찾아 하루하루 삶을 이어가는 분들에게 주님 은총과 사랑이 가득 내리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대전교구 사회사목국은 20일 대전 삼성동성당에서 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로 시설을 이용하는 어르신들과 후원자 봉사자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 25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유 주교는 성모의 집 담당 김경숙(제르투르다) 수녀에게 쌀을 전달하고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수도자들과 봉사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격려했다.
김 수녀는 인사말을 통해 “성모의 집은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주인이기 때문에 25년이라는 긴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계속될 수 있었다”면서도 “성모의 집을 도와주시는 은인들과 봉사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유 주교는 이날 “성모의 집 개원은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마태 25 40)이라는 예수님 말씀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것”이라며 “사회가 돈 중심 자기중심으로 변해 굉장히 어렵다고 하지만 앞으로도 성모의 집이 사랑의 집으로 남을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창기 명예기자 cck1210@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