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영종본당(주임 민영환 신부) 전 신자가 본당 설립 50주년을 맞아 함께 묵주를 제작했다.
본당 신자들은 반세기 이어진 주님 사랑을 ‘묵주 만들기’로 보답하기로 했다. 평소 틈나는 대로 묵주를 만들어오던 민영환 신부가 묵주 만드는 법을 신자들에게 알려줬고 신자들은 삼삼오오 성당 식당에 모여 묵주 알을 꿰기 시작했다. ‘호응이 있을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성당은 연일 묵주 꿰는 신자들로 가득 찼다. 어르신들은 돋보기를 끼고 묵주를 완성했고 어린이들도 옆에 앉은 부모에게 물어가며 생애 첫 묵주 작품을 완성했다.
‘기도의 도구’를 만드는 기간은 서먹했던 신자들이 가까워지는 계기도 됐다. 얼굴만 알던 사이들도 한나절씩 성전에서 함께하다 보니 새로운 정이 붙었다. 손수 해온 음식도 나누며 ‘묵주’ 하나로 화합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본당은 50주년을 맞아 새벽 5시 반에 묵주기도를 바치고 미사를 봉헌했는데 어떤 이들은 기도와 미사가 끝나기 무섭게 묵주 만들기에 매달리기도 했다. 그렇게 지난 5일부터 약 열흘간 신자들 손에 만들어진 ‘영종본당 설립 50주년 기념 5단 묵주’는 약 1000개. 19일 역대 사제단이 함께한 가운데 봉헌된 50주년 기념미사 때 고운 복주머니에 담겨 각 가정에 하나씩 전달됐다.
신연심(젬마)씨는 “묵주가 몰랐던 신자들도 친교하고 화합하게 하는 힘을 줬다”고 했다.
고은경(세레나)씨는 “매일 묵주를 만들다 보니 더 만들고 싶어질 정도로 즐거웠다”며 “다른 이들에게도 묵주 만드는 법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영환 신부는 “한 명이 100개 묵주를 만드는 것보다 100명이 한 개 묵주를 만드는 것이 훨씬 값진 일임을 공동체가 깨닫는 시간었다”며 “새로 만든 묵주로 가정 성화를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1901년 영종공소에서 시작한 영종본당은 1965년 신자 수 증가로 본당으로 승격했다. 1981년 운영 침체로 다시 공소로 격하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1984년 본당으로 다시 승격했다. 이후 신공항본당과 신도준본당을 분가시키고 2010년 지금의 새 성전을 봉헌했다.
본당은 50주년 기념 음악회와 사진전을 열며 기쁨을 나눴다. 현재 교적 신자 수는 2500여 명이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