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쑥고개본당 다양한 신앙 운동 펼쳐
▲ 쑥고개본당 신자들과 김 안나 수녀가 성당 입구에 포도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김유리 기자
서울 쑥고개본당(주임 김홍진 신부)에는 특별한 포도나무가 있다. 신자들의 기도로 자라는 포도나무다.
본당 신자들은 포도알이 그려진 가정기도표에 기도할 때마다 색을 칠한다. 포도알 30개를 다 채우면 포도 모양 스티커를 받아 성당 입구에 그려진 포도나무에 붙이는 것이다.
이 스티커에도 의미가 있다. 7 색깔의 포도 스티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 사항 7개를 상징한다. 신자들은 가정기도와 함께 △관대해져라 △자유 시간을 가져라 △가족과 함께 주일을 보내라 등 본당 신자들이 직접 추린 교황의 권고 중 하나를 집중적으로 실천한 뒤 그 색깔의 스티커를 붙인다.
이석(안드레아 68)ㆍ정명순(율리에타) 부부 가정은 자녀와 손주까지 3대가 함께 기도를 바친다. 이씨는 “평소에 가족들이 대화할 시간도 없는데 기도할 때만이라도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어 좋다”며 “혼자 기도할 때보다 훨씬 풍요로워지는 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일 저녁 9시 30분~10시에 기도를 시작하면서 이씨 부부는 그날 복음 봉독과 자유 기도는 꼭 손주를 시킨다. 정명순씨는 “가정기도를 통해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알게 된다”며 기도가 가족들 사이를 끈끈하게 맺어준다고 했다.
가정기도는 가정기도표를 한 번을 채웠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표를 한 번 완성하고 성당 입구에 스티커를 붙이면 다시 새 기도표를 가져와 포도알을 하나씩 칠한다. 매일 저녁 아내와 함께 가정 기도를 바치는 정해열(안토니오 78)씨는 “혼자 하면 귀찮다고 안 해버리거나 다음 날로 미룰 텐데 아내와 함께하니 매일 빼놓지 않고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씨 부부는 가정기도표를 4번이나 채운 기도 왕이다.
쑥고개본당이 가정기도를 시작한 이유는 올해 교구의 사목 지침인 ‘기도로 자라나는 신앙’에 부합하기 위해서다. 사목회장 정채현(바실리오 62)씨는 “지난해 말 본당의 한 해 계획을 하면서 교구의 사목 지침에 맞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가정기도를 떠올리게 됐다”며 “온 가족이 모여 밥 한 끼 먹기도 힘든 요즘 가족이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1996년 설립된 쑥고개본당은 숯을 굽는 가마가 있던 지역이라는 뜻에서 숯고개라고 불리던 것이 ‘쑥고개’로 굳어져 이름 붙여졌다. 교적상 신자 수는 2800여 명 미사 참례자 수는 800여 명이다.
김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