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본당 교황 방한 1주년 맞아 대형 사진 설치
▲ 종로본당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 대형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임영선 기자
서울 종로성당(주임 홍근표 신부)에 가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날 수 있다. 교황은 왼손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성당 앞을 지나가는 이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물론 사진이다.
종로본당이 교황 방한 1주년을 맞아 성당 외벽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형 사진을 설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외벽에는 2m가 넘는 교황 사진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꽃동네 장애인 등 교황이 5일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만난 이들과 함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가지런히 전시돼있다. 광화문광장에서 거행된 시복 미사 사진도 있다.
하나같이 1년 전 감동이 생생히 전해지는 사진들이다. 사진은 비가 와도 젖지 않도록 단단한 투명 아크릴을 씌워놓았다.
교황 사진이 설치된 성당 외벽은 몇 달 전만 해도 후미진 골목 안에 있었다. 폭이 2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좁은 골목이었지만 지나다니는 사람은 꽤 많았다. 그러던 중 벽 앞에 있던 건물이 철거되면서 앞이 탁 트였고 대로변에서도 외벽이 보이게 됐다.
홍근표 주임신부는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됐던 교황님 방문을 많은 이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사람들 눈에 잘 띄는 벽에 사진을 전시해놓았다”고 설명했다.
7월 말 교황 사진이 설치된 후부터 벽 앞 골목에는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담배꽁초도 많았고 다소 지저분했던 골목이 한결 깔끔해진 것이다. 본당 신자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교황님 계신 곳이 더러워지면 안 된다”며 아침마다 사진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줄어들고 있다.
7일 찾은 골목에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교황 사진을 바라보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홍 신부는 “사진 속 교황님과 기념촬영도 할 수 있도록 큰 사진을 걸어놓았다”면서 “이곳에서 많은 이들이 교황님을 떠올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 전시는 8월 이후에도 계속된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