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구 황새바위 순교성지 정상에 ‘십자가 동산’이 조성돼 최근 일반에 공개됐다.
14세기부터 동유럽 발트 3국 중 리투아니아 북부 샤울랴이에 세워진 십자가 동산을 본받은 것으로 3년 전부터 황새바위 성지 정상 야외제대 전면에 안치되기 시작한 십자가는 현재 300여 개에 이르고 있다.
십자가에 담긴 사연도 제각각이다.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며 봉헌한 십자가도 있고 친정어머니가 세례를 받으면서 모셔온 십자가 지금은 하늘나라로 떠난 조모의 기도가 밴 십자가 아이들에게 성소가 주어지기를 기도하며 바친 십자가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담겨 있다. 또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십자가를 봉헌하기도 하고 딸이 시집갈 때 주려고 했던 십자가를 보내오는 이도 있다고 한다.
아직은 10만 개 이상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샤울랴이 십자가 언덕과 비교할 수 없지만 1960년대에 황새바위 성지를 개발하면서 발굴됐다는 프랑스풍의 옛 십자가를 비롯해 신자들의 다양한 사연이 담긴 십자가는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성지 측은 이 십자가 동산과 함께 최근 순교자 337위를 모신 무덤 경당을 완공했고 4000여 점의 백자 도자기 평판을 벽화로 조성한 부활성당 등을 새롭게 조성 중이다.
황새바위 순교 성지를 꾸미다 최근 대전가톨릭대로 부임한 최상순 신부는 “성지를 순례할 때는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와서 기도를 바치고 그 십자가를 내려놓고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십자가 동산을 조성했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이어 “리투아니아 국민들이 십자가 동산에 십자가를 세우며 기도의 힘으로 공산주의를 무너트린 것처럼 우리도 기도의 힘으로 우리 사회의 죽음 문화를 극복하고 무너져가는 가정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를 바라는 뜻도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