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자 120여 명 대상으로 자살 예방 위한 게이트키퍼 교육
“자살하려는 남편을 끌고 나온 아내가 울면서 제발 얘기 좀 들어달라고 하소연하는 걸 체험한 적이 있어요. 수도자니까 기도를 해드렸는데 일주일 뒤 가족이 성당으로 찾아와 진심으로 고마워하더군요. 훗날 그 부부가 세례도 받고 행복하게 산다는 소식을 듣고 보람을 느낀 적이 있어요.”(황혜란 피아 수녀 거룩한 말씀의 회)
120여 명의 수도자들은 다들 한두 번씩은 ‘자살’과 관련한 상담이나 체험을 본당에서 해본 듯했다. 그래서 교육 열기도 뜨거웠고 상담을 어떻게 해야 할지 관심도 높았다.
서울대교구 사목국(국장 조성풍 신부)은 15일 명동 가톨릭회관 7층 대강당에서 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센터장 손애경 수녀)와 함께 첫 자살 예방을 위한 ‘게이트키퍼’(Gate keeper) 교육을 시행했다.
한국형 표준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인 ‘보고 듣고 말하기’를 통해 일선 본당 수도자들이 본당과 지역사회에서 생명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생명존중문화를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살을 암시하는 언어ㆍ행동ㆍ상황적 신호를 보는 ‘보기’ 단계에서 자살 생각을 묻고 삶의 이유를 찾도록 돕는 ‘듣기’ 단계 안전 점검 목록을 보고 전문가에 도움을 의뢰하는 ‘말하기’ 단계로 나눠 교육하고 역할극 실습 기회도 제공했다.
서울 천호동본당에서 온 이경화(클라라 예수 성심 전교 수녀회) 수녀는 “얼마 전 살기 힘들다고 말하는 친구를 만나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랐는데 이번에 교육을 받고 나니 큰 도움이 된다”며 “실제 상담자와의 어떻게 공감을 나눌지 또 어떻게 경청할지 공감과 경청의 힘을 느낀 자리였다”고 말했다.
조성풍 신부는 “‘이젠 하느님께로 가고 싶다’는 말을 하는 친구들에겐 손을 내밀어 줄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며 “수녀님들께서 일선에서 만나는 분들을 성모님 같은 마음으로 살펴 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교육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