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항동본당 가족미사 신설
▲ 공항동본당 첫 가족미사에서 가족성가대가 성가를 부르고 있다. 이날 가족미사에는 부모와 미사에 참례할 수 없어 조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도 있었다.
서울대교구 공항동본당(주임 이동익 신부)이 어린이 미사와 중고등부 미사를 없애고 가족 미사를 신설했다.
본당은 4일 오후 4시 대성전에서 첫 가족 미사를 봉헌하고 가정이 하나의 작은 교회로서 가정 성화에 이바지할 것을 기원했다.
본당이 어린이 미사와 중고등부 미사를 없애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한 것은 자녀의 신앙교육이 이뤄져야 할 가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년 전 본당에 부임한 이동익 신부는 함께 식사하지 않고 함께 기도하지 않는 가정의 모습을 보고 가족 미사를 고민해왔다. 이 신부는 먼저 가족 성가대를 결성했다. 가족 성가대는 초등학생 1학년부터 일흔이 넘은 어르신 등 35명으로 구성돼있다.
이 신부가 처음 가족 미사의 뜻을 내비쳤을 때 본당 구성원들의 반발은 적지 않았다. 교리교사들은 부모가 함께 성당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 소외감을 느낀다고 반대했고 중고등부 학생들은 ‘주일 오후 4시’라는 미사 시간이 학원 시간과 겹친다고 불편해 했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나들이를 다녀오기에 어려운 시간이라는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이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자녀의 신앙 교육을 부모에게만 맡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사 전례 안에서 가족이 함께 기도하고 가족 간에 신앙적인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협조를 부탁했다.
본당은 앞으로 미사 전례를 가족 단위로 참여시키고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계획이다.
이날 미사 공지사항 시간에 이 신부는 새로 태어난 아기를 소개하며 신자들에게 아기를 위해 주모경을 바쳐 달라고 요청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