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불광동본당 ‘바다의 별 작은 도서관 ’
▲ 서울 불광동본당 바다의 별 작은 도서관 책놀이 프로그램을 수강 중인 어린이들이 직접 텃밭 가꾸기를 해보고 있다. 불광동본당 제공
여기서는 책은 물론 영화도 보고 나눔과 토론도 할 수 있다. 거기에 자녀와 부모의 신앙까지 다질 수 있다. 서울 불광동본당(주임 김민수 신부)이 운영하는 ‘바다의 별 작은 도서관’이다. 이곳의 다양한 독서 사목은 본당 도서관 운영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지난해 초 문을 연 ‘바다의 별 작은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때론 토론의 장이 되고 수업하는 강의실도 되며 극장도 된다. 삼삼오오 모인 본당과 지역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책 강의를 듣고 숲 체험을 떠나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책에 나왔던 숲의 모습을 눈에 담고 즐거워한다. 이들은 본당 텃밭을 가꾸는 ‘어린이 정원사’들이기도하다. 책에서 나온 텃밭 가꾸기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책 하나로 이어지는 갖가지 체험이 불광동 어린이들 마음의 양식이 되고 있다.
작은 도서관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 독서 지도ㆍ책 놀이ㆍ북카리타스 프로그램이다. 본당 봉사자 12명 가운데 전문 교육을 받은 독서 지도사 3명이 7~8세 어린이들에게 책 읽는 법 토론하는 법 등을 가르치는 게 독서 지도 프로그램이다. 책 놀이는 책에서 나온 이야기와 주제를 직접 체험을 통해 느껴보는 것으로 텃밭을 가꾸고 숲 체험을 한 것이 모두 책 놀이 프로그램 일환이다.
불광동성당에서는 유아세례를 받으면 책을 선물로 준다. 김민수 신부가 고안해낸 북카리타스 프로그램이다. 김 신부는 영국 북스타트 운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본당에서 유아세례를 받는 아이들이 책으로 어휘력과 풍부한 감성을 지닐 수 있도록 돕는다. 김 신부는 3개월 갓난아기부터 4~5세 아이에 이르기까지 연령에 맞는 책 꾸러미를 부모에게 선물한다. 책 읽어주는 요령도 강의해준다. 하느님 선물인 아이가 책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하도록 돕는 ‘아가 책 사랑’ 운동인 셈이다.
작은 도서관이 소장한 도서는 4000여 권. 신앙 서적뿐만 아니라 예술ㆍ언어ㆍ역사ㆍ사회과학ㆍ문학 등 다양하다. 연간 200만 원 구청 지원도 받으며 운영 중인 작은 도서관은 지역민들에게도 개방돼 있어 선교의 장도 된다. 비신자 어린이가 프로그램을 수강한 뒤 주일학교를 다니고 부모들도 자연스럽게 예비 신자가 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도서 대출에만 머무르지 않는 다양한 시도가 신자ㆍ비신자를 아우르고 있다.
김민수 신부는 “많은 본당 도서관이 도서 대출만 해주는 ‘문고’ 역할에만 그치고 있는데 이처럼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한다면 신자ㆍ비신자 생활을 얼마든지 풍요롭게 할 수 있다”며 “청소년ㆍ청년을 위한 프로그램도 계발해 작은 도서관이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