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새벽 이른 시간 새벽미사가 없는 본당에 ‘이시돌회’ 회원들이 하나둘 성당으로 들어섰다. 회원들은 짧게나마 조용한 분위기 안에서 함께 성체조배를 하고 아침기도를 바쳤다. 이어 성전 밖으로 나와 주태식(안드레아) 회장을 중심으로 둘러앉았다.
“오늘은 쓰레기 분리수거와 본당 청소를 중점적으로 해주시고 대리구 요청으로 네 분이 노력봉사를 해주셔야 합니다. 본인이 희망하는 곳에서 청소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주 회장의 당부가 끝나자 회원들은 각자 청소구역으로 흩어졌다.
대구대교구 포항 지곡본당(주임 김정환 신부) 이시돌회는 정년퇴직한 형제들 모임이다. 사회와 교회 모두가 고령화에 대해 걱정하는 상황에서 지곡본당은 한발 앞서 중년 남성들이 본당 안에서 맡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2014년 창단한 이시돌회는 회원 7명으로 시작해 현재 30명이 넘는 인원이 활동 중이다. 본당 주보에 ‘삼식이(?)를 면해드립니다’라는 재미난 문구로 모집 공고를 냈고 중년 남성 신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2011년 포항 이동본당에서 분가한 지곡본당은 포스코 사원주택 단지 내에 있는 작은 공동체다. 본당 신자들 또한 대부분 포스코와 계열사에서 근무하거나 정년퇴직한 이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매주 본당은 물론 인근 지역과 대리구에서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회원 간 친목도모와 영적성장을 위해 정기적인 성지순례를 실시하고 있다.
이시돌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구(베드로) 본당 총회장은 “이시돌회 회원으로 살면서 정년퇴직 후 봉사활동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을 보게 됐다”며 “다른 많은 본당에서도 설자리를 잃어 가는 중년의 형제들에게 봉사의 자리를 마련 자존감을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