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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호순씨(왼쪽)가 김운회 주교와 함께하고 있다. 춘천교구 문화홍보국 제공
아무리 즐거운 일이라도 몇 번을 반복하면 질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16번이나 신ㆍ구약 성경을 필사하고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에게 축복장을 받은 황호순(나오미 68 죽림동 주교좌 본당)씨는 한 번도 성경 필사가 지루하지 않았다고 했다. 황씨는 “아주 재밌는 소설도 두 번 읽으면 더는 흥미가 안 느껴지는데 신기하게도 성경은 옮겨 적을 때마다 새롭다”며 활짝 웃었다.
“2000년 즈음에 근심 걱정이 참 많았어요. 무언가에 의탁하고 싶어서 성경 필사를 시작했어요. 성경을 옮겨 적으면서 마음도 아주 편해졌지만 무엇보다 말씀에 맛을 들이게 된 게 기뻐요. 성경 안에는 슬픈 일도 있고 기쁠 일도 있고 눈물 나는 일도 있어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다 들어있죠.”
춘천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황씨는 손님이 없을 때면 늘 성경과 필사 노트를 펼치고 펜을 든다. 그는 “손님이 있을 때는 돈을 벌어서 좋고 손님이 없을 때는 필사를 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 “성경을 필사를 시작한 후로 그냥 순간순간이 다 좋다”고 말했다.
황씨는 성경을 읽고 필사하며 인생의 교훈을 많이 얻는다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남을 판단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판단 받지 않을 것이다”(마태 7 1)이다.
“함부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뒤에서 험담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성경 필사를 시작하면서 그런 ‘남 이야기’ 험담이 참 듣기 싫더라고요. 예수님 말씀대로 자기 마음대로 남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해요.”
황씨는 “처음 창세기 필사 때 많은 분이 힘들어하는데 그때 조금만 견디고 계속 쓰다 보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신자가 성경 필사의 기쁨을 체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성경을 읽고 옮겨적겠다고 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