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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내 말을 명심하여라

부활 제6주일(요한 14,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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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일(요한 14,23-29)



부모님 말씀 안 듣던 불효자식

저는 어릴 적 부모님 말씀을 안 들어서 야단도 맞고 부모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해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50살이 넘어서도 제게 길에서 차 조심하라고 항상 당부하셨습니다. 평생 듣던 그 말씀을 들으면서 짜증도 냈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어머니께서 하늘나라에 계시니 더는 들을 수 없는 말씀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도 제가 길에서 차 조심하지 않았다가는 하늘나라로 당장 떠나가야 합니다. 그곳은 한번 가면 영원히 머물러 있어야 하니, 힘들어도 이 세상에 더 머물다가 조금 천천히 떠나려 합니다. 지금은 어머니께서 빙긋이 웃으시면서, ‘되도록 천천히 오되, 차 조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 말을 주고받습니다. 소중한 마음으로 서로를 향해 말을 하고 듣습니다. 연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친구들도 서로 말을 잘 듣습니다. 상대방 말을 잘 듣지 않으면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에서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암을 고쳐 준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만일 내가 암에 걸렸는데 고쳐 준다는 의사가 있다면, 어떤 말이든 당장 듣고 실행하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나를 위해 돌아가시기까지 하신 분이 이제 부활하셔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잘 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첫 아담은 하느님을 떠나서 홀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새 아담은 죽음을 쫓아내고 부활하였습니다. 하느님과 인간이 힘을 합쳐서 죽음을 쫓아낸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예수님을 믿고 그분의 초대를 받아 부활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부활하신 그분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명심하며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벙어리가 아닙니다

그 부활하신 분께서 말씀하십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내 안에 오셔서 끊임없이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말씀을 귀담아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벙어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마치 그분을 벙어리라고 우리가 착각하고 살 때가 많습니다. 내가 아쉬울 때만 그분께 말씀해 달라고 매달립니다. 왜 주님은 침묵하시느냐고 불평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그분 말씀 앞에서 우리는 자주 귀머거리 행세를 하곤 합니다.

주님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가 당신의 말씀을 듣고 대답하기를 바라십니다. 주님은 우리를 닮은 하느님이십니다. 아니, 우리가 하느님을 닮은 것이지요.



그분의 말씀은 어떤 말씀이더라

더구나 예수께서 하시는 말씀은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들은 말씀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영원토록 함께 계시면서 아버지에게서 들으신 말씀입니다. 아드님이신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아시고, 그 마음을 우리에게 그대로 말씀해 주십니다. 하느님 아버지를 보시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한없이 자비로운 마음을 그대로 전해 주시는 말씀입니다(참고 요한 5,19.30; 8,26.38; 14,10.24).



예수님 말씀을 어디서 들을 수 있습니까?

주님의 말씀은 사람들 생활을 통해 들려옵니다. 우리가 아플 때,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해 주는 말씀을 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는 병상에서 일어나곤 합니다. 마찬가지로 오늘 아파하는 사람들의 신음을 통해 우리에게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대화할 때 상대방에게 정신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말이 들리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서는 많은 사람이 여러 가지로 큰 고통을 겪으면서 소리를 지릅니다. 그곳에서 하느님도 함께 큰 소리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못 알아들을수록 주님은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통해 더 크게 소리를 지르십니다. 그러나 잠에 빠진 사람들처럼 우리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온 세상에서 젊은이들이 절망하면서 신음을 질러댑니다. 이들과 함께 하느님도 크게 신음을 내십니다. 난민들, 그리고 세상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낭떠러지로 떨어지면서 소리를 질러댑니다.

그런 가운데 하느님 목소리도 함께 터져 나옵니다. 내 가족이 흐느껴 울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흐느낌 소리도 크게 들려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내가 일상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내 신음에서도 하느님 신음이 묻어 나옵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말씀도, 사람들이 하는 말도.

주님 제가 주님의 말씀과 외침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사랑하는 마음을 주십시오. 성령님을 항상 저에게 보내 주십시오. 그래서 이 모든 일이 가능해지도록 해주십시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실 것이다”(요한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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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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