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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신앙의 신비, 기도] (15) 교회 시대의 기도 (「가톨릭 교회 교리서」 2623~2649항)

청원기도에는 순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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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기도에는 순서가 있다



II. 청원 기도(2629~2633항)

청원 기도는 글자 그대로 원하는 바를 요청하는 기도입니다. 청원 기도를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우리가 하느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깨닫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어떤 분이신지를 알지 못하면서 청원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청원 기도와 관련해 교리서가 설명하는 다음의 내용은 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피조물인 우리는 우리 자신의 기원(起源)도 아니고, 우리가 당하는 역경을 우리 마음대로 없앨 수 있는 주인도 아니며, 우리의 궁극적 목적도 아니다. 도리어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 아버지께 등을 돌린 죄인임을 알고 있다. 청원은 이미 아버지께로 돌아섬을 의미한다”(2629항).

그래서 청원 기도의 첫 단계는 “용서를 청하는 것”(2631항)입니다. 루카 복음 18장 13절에 나오는 죄 많은 세리의 기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용서를 청하는 것은 순수한 기도의 전제 조건입니다. “겸손하고 신뢰심을 가져야만 우리는, 아버지이신 하느님과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도 친교를 나눠. 다시 빛 가운데서 살 수 있기”(2631항)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제단에 예물을 바치기 전에 먼저 용서를 청하고 화해하라고 하셨듯이(마태 5,23-24 참조), 용서를 청하는 행위는 성찬 전례에 앞서 이뤄져야 합니다.

청원 기도라고 하면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청하는 기도라고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기도에 관한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그리스도인의 청원은 ‘하느님 나라’에 집중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친히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에서 먼저 아버지의 나라가 오도록 기도하라고 가르치십니다(마태 6,10 참조). 교리서는 하느님 나라를 바라는 이 청원에 “순서가 있다”고 밝힙니다 “먼저 하느님 나라를 청하고, 다음에는 하느님 나라를 맞이하고 그 나라의 도래에 협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청해야 한다”(2632항)는 것입니다.

교회의 시대에, 하느님 나라가 오는 데에 협력하는 일은 교회의 사명입니다. 교회의 사명이라는 말은 또한 교회를 이루는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의 사명이라는 말입니다. 이 협력은 행동으로만이 아니라 기도에서도 드러나야 합니다. 곧 “세례받은 모든 사람은 기도를 통해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서 노력해야”(2632항)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오도록 협력한다는 것은 또한 하느님 사랑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사랑으로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느님 사랑에 참여하게 될 때 다른 필요한 모든 것이 또한 청원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청원 기도를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청원 기도의 첫 단계는 용서를 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나라를 구하는 것입니다. 단지 하느님 나라가 오기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가 오도록 협력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필요한 다른 모든 것을 청하는 것입니다. 청원 기도를 바칠 때 예수님의 이 말씀을 늘 떠올립시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6,33).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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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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