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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산본당 성당 방화범위해 탄원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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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입은 고통 사랑으로 승화 3700명 서명 “무관심 탓… 새 희망 찾길 기도” 지난 달 초 뜻하지 않은 화재로 재활용매장 「평화바람」과 우리농매장이 전소되고 성당 일부가 불에 타는 피해를 입은 서울대교구 일산본당(주임=맹제영 신부). 검게 그을린 성당 지붕처럼 신자들의 마음도 시꺼멓게 타들어 갔다. 하지만 화재의 고통을 이웃사랑과 나눔의 정신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본당신자 지역주민 그리고 타 지역 교우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연이어 전해지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일산본당은 화재를 일으킨 정모씨의 정상관계 참작과 형 감경을 위한 탄원서 서명을 5월 24일부터 27일까지 본당 전 신자를 대상으로 받았다. 성당에 불을 지른 정씨를 위한 탄원서 서명이라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일산본당 신자 일동 명의로 작성된 A4 용지 세 쪽 분량의 탄원서는 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탄원서는 『성당에 불을 질렀다는 사실에 화가 났지만 뒤이어 알게된 정씨의 삶의 이야기는 오히려 가까운 이웃의 고통에 무심했던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시작된다. 어릴 적부터 열심한 신자였던 정씨는 청각장애와 언어장애가 있는 어머니와 가족 생계를 위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공장노동자 원양어선 선원으로 일해왔다. 하지만 동네 불량배에게 폭행을 당해 내장 파열상을 입은 후에는 일을 할 수 없게 됐고 심각한 우울증세로 자살도 여러 번 시도했다. 성당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 파출소에 연행됐지만 어느 곳에서도 위로 받을 수 없었고 결국 정씨는 만취상태에서 불을 지르게 된 것이다. 탄원서는 『애초에 성당에 불을 지르겠다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는데 흐려진 정씨의 판단력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며 『정씨의 행위를 법의 잣대로 심판하고 그를 처벌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겠지만 우리 신자들은 오히려 그의 상처를 이해하고 따뜻이 감싸 안는 것이 상처받은 이웃에 대한 올바른 처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탄원서는 『불행한 삶에 지쳐 죄를 짓고 만 젊은이에게 우리 사회의 이웃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정씨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인생의 희망을 찾을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하며 그의 재활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본당은 사무실과 각 구역.반을 통해 3700여명의 서명을 받았으며 이를 정씨의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정씨의 변호사는 본당 홈페이지에 『정씨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성당 교우 분들과 신부님께 용서를 전해달라는 말을 했다』며 탄원서 준비를 위해 힘쓴 신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편 올 초 일산본당과 자매결연을 맺은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본부 봉강분회에서도 화재소식을 듣고 위로의 글을 보내왔다. 봉강분회는 또 월례회의를 열어 이주노동자를 위한 재활용매장인 「평화바람」을 위해 쌀 두 가마니를 찧어 보내기로 했다.
이승환 기자 swingle@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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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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