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을 생각하는 시-
그는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경제를 발전시키고 나라를 부흥시켰다고
기념관을 만들고 동상도 세웠습니다
그러나 그는 큰바위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많은 돈을 벌었고
큰 기업도 거느린 재벌이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가로 인정을 받았고
이름을 날리며 명성도 높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큰바위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하늘에서 보내준 지도자라고
사람들이 모여서 칭송하였습니다
기적을 일으킨다고 선전하면서
집회를 열고 찬양하며 경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큰바위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힘없고 약한 사람들 편이 되어
그들을 위로하며 힘이 되었습니다
언제는 철거민들과 함께 아파하고
언제는 쫓기는 자들을 감싸며 안아주었습니다
그는 권력을 내세우지도 않았고
이름도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나는 바보야! 하고 자신을 낮추면서
빙그레 웃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보았습니다
진실로 우리나라의 큰바위 얼굴은
바로 그 사람이었습니다
글과 그림-김용해(요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