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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하느님과 사랑에 빠지다 - 천주공경가

김종옥 수녀 임의노래 연구회 대표 마리아의 딸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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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오 길에서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들이 체험했던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벅찬 감동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이야기하던 장면이 지금 나의 모습 같다. 각자 예수님을 만나고 체험함이 다르지만 나와 함께하시어 내가 체험한 그분을 이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들도 체험할 수 있도록 성령님께 은총을 청한다. 그분이 사랑이시기에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본당에서 교리를 하며 느끼는 것이지만, 급속도로 변하는 문화로 인한 세대 차이가 교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언어 소통과 공감대 형성과 관련해 어려움을 낳고 있다. 그래서 말씀을 읽은 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또는 느낌을 말해 보라고 묻기가 어렵다. 이전과 달리 자신의 이야기를 노출하기 싫어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이미 학업과 일에 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한 듯하다.

초대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살았던 부모님들의 교우촌 삶은 어린 나의 눈에 본보기로 비쳤다. 그 이야기를 형제 수도회 수사님께 엠마오 길 위의 제자들과 같은 감동으로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차분하고 낮은 소리로 수사님이 말을 끊으며 질문을 하셨다.

“수녀님, 근데 수녀님이 그리도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듣는 사람이 아무런 감흥이 없으면 어떻게 하죠?”

맙소사,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잠시 생각을 잊었다. 정신이 들자 내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말. “그분께서 알아서 하실 거예요.”

청소년들에게 하느님의 현존에 대해 설명하느라 우리 내면에 하느님의 영이 자리하고 계심을 말하고 예를 들기 위해 기분이 매우 좋을 때 감탄사를 말해보도록 하였다. 모두가 앞자리에 욕을 섞어 말하였다. 나는 “와 신난다”라고 표현했더니, 녀석들이 서로 피식 웃으며 하는 말. “그건 교과서에 나오는 말인데.”

언제부턴가 배움이 삶이 아니고 배움 따로 삶 따로가 됐다. 신앙도 마찬가지이다. 신앙생활이 아닌 신앙 따로 생활 따로다. 그러니 교회 내에 봉사자가 없어 난리이지 않은가. 시대가 변해도 진리는 불변하니 광암 이벽 선생님의 ‘천주공경가’를 음악에 실어 하느님 현존을 온 세상에 외치련다.

“내 몸에는 영혼 있고 하늘에는 천주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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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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