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흔들리는 갈대밭 사이로 벤치에 누워 있는 노숙자 상이 보인다. 얇은 이물을 머리까지 뒤집어 쓰고 몸을 잔뜩 웅크린 동상이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굶주린 이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이에게 마실 것을 주고, 나그네를 따뜻이 맞아들인 적 있는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전교의 달 10월을 앞둔 어느 날, 서울 서소문역사공원에 설치된 티모시 슈말츠 작 ‘노숙자 예수’를 보며 우리는 누구에게 기쁜 소식을 전했던가 돌아본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