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을 재연하는 가운데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자 모두 무릎을 꿇고 묵상하고 있다. 고통스런 신음 살갗에 부딪히는 채찍질 소리….
2000년 전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 언덕으로 향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여정이 그대로 재연됐다.
대구 신암본당(주임=유승열 신부)은 4월 4일 주님수난성지주일을 맞아 교중미사 후 성당마당에서 수백명의 신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십자가의 길」 성극을 마련하고 함께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며 예수님의 고통을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당 하상바오로회(회장=박상호)가 주관한 이날 성극은 마치 최근 개봉한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The
assion of christ)을 보듯 「십자가 길」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피범벅이 돼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와 채찍질 하는 로마병사까지 완벽하게 재연해 한처 한처 기도를 해나갈수록 신자들은 눈시울을 붉히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고 십자가가 세워졌을 때는 모두 무릎을 꿇고 침묵 속에 눈물을 흘리며 묵상했다.
예수역을 맡은 김재민(안토니오.34)씨는 『이번 성극을 준비하면서 우리 모두가 주님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십자가를 지고 무게에 쓰러지기도 했지만 예수님께서 받으신 고통의 깊이를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고 말했다.
성극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던 양복분(카타리나.57)씨는 『그동안 나 자신만을 생각하고 항상 주님께 청하기만 한 것 같다』며 『예수님의 수난을 생각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희생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말했다.
본당 주임 유승열 신부는 『사순시기를 맞아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지만 진정으로 고통을 깨닫지 못하고 형식적인 기도를 하게 되기도 한다. 이번 성극으로 우리의 죄와 하느님의 사랑을 보다 깊이 느끼고 부활의 참 의미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의미를 전했다.
한편 하상바오로회는 올 성탄시기에도 이같은 성극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경희 기자 july@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