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생활의 영적 여정과 정신건강학적 측면에서 바라본 인간의 내적 여정이 같다?
지난 3월27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는 수도생활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이색적 학술회의가 열렸다.
한국정신치료학회가 주최한 이날 학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가톨릭 수도생활 관점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짚은 최시영(예수회 새얼공동체 원장) 신부의 발제. 그는 방탕한 생활을 하다 뉘우치고 돌아온 아들을 그린 이른바 탕자의 비유 (루가 15 11-32)에 착안 수도생활 여정과 인간 정신건강의 관계를 정리했다.
최 신부는 탕자가 걸은 영적 여정이 수도생활 여정과 동일하다고 지적한다. 재산을 탕진하고 더부살이에 돼지가 먹는 열매로라도 배를 채울 정도로 망가진 한 인간이 아버지의 무조건적 용서와 자비를 체험하고 회개해 정신적 심리적 육체적 영적으로 가장 건강한 상태인 사랑의 삶을 살게 되는 과정이 수도생활의 여정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즉 수도자들도 하느님의 무조건적 용서를 체험 자기를 버리고 회심해 하느님과 일치된 사랑의 삶을 살기 때문이다.
최 신부는 심리학적 관점에서도 양자간 유사점이 내재한다고 밝힌다. 수도생활이 지금까지 자신에게 안전을 제공하던 모든 것에서 떠나기에(단절) 그간 보지 못했던 자신의 약함과 결점 등을 발견하는 혼돈 의 시간을 거치지만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새로운 삶에로 옮겨가는(재진입) 여정을 거치듯 인간 정신도 단절-혼돈-재진입이라는 영적 여정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최 신부는 양자간 관계 분석을 토대로 자아 포기를 통한 사랑의 삶이 건강한 인간 정신 올바른 수도생활의 여정이라고 결론짓는다.
인간의 영적 성장(정신 건강)은 자신이 더 이상 이권에 따른 삶을 살지 않고 의로움을 위해 살아가려는 일상의 결단에 달려 있다. 비록 제한된 자유지만 최선을 다해 나의 자유를 활용해 사랑 때문에 나를 포기한다면 그곳에 평화와 행복과 건강이 자라고 깃든다. 이것이 가톨릭에서 의미하는 수도생활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