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소임을 하고 있는 곳은 장애인 홀몸노인 한부모 가구 저소득층 가구 등이 밀집되어 살고 있는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내 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입니다.
우리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집이 있습니다. 이 집 아버지는 몇십년 동안 알코올 중독자로서 정신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해 있다가 몇달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부인은 정신지체자입니다. 자녀 다섯명 중 두명도 정신지체입니다. 가족 중 세 사람이 정신지체에 언어장애가 있으니 당연히 일상생활 능력도 없는 가정이지요. 사실 보통 사람들한테 무시를 받으며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 아주머니는 말하는 것이 어여 어여… 로 시작해서 어버버버 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 복지관에서 그 집 살림을 도맡아 돌봐주는 것도 있지만 그냥 하루에 열 번도 더 복지관을 찾아와 기웃거리는 아주머니지요.
며칠 전 복지관 1층 현관에 술에 만취한 아저씨가 맨바닥에 누워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저씨를 둘러싸고 모여있는 사람들 중 아무도 이 사람이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단 한사람 우리 어여 어여 아주머니만이 그 아저씨가 어디에 사는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저여…시장…저여… 라고 말하면서 손짓과 온몸으로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그 아저씨 집이 어디인지를 설명했습니다. 어여 어여 아주머니는 곧 달려온 경찰아저씨들을 앞장서서 안내하며 그 집으로 갔습니다.
우리는 각자 자기 일에 바빠 이웃이 누구인지 어디에 사는지 알지도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삭막한 세상에서 어버버버 아주머니는 이웃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따라 어버버버 아주머니야말로 우리 동네에 정말 꼭 필요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주머니가 더욱 소중하게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동네 이곳 저곳을 들여다보는가 하면 이 사람 저 사람을 보면서 어디에 사는 사람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고 있는 아주머니! 제대로 말도 못하는 정신지체 아주머니! 우리는 당신에게서 하느님 모습을 봅니다. 당신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우리 동네는 행복한 동네입니다.
어버버버 아주머니! 우리에겐 당신이 꼭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