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외신종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일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에게 영양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비도덕적이며 환자 상태가 어떠하다 하더라도 안락사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지난 17일부터 4일간 생명 연장 치료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석차 로마에 온 42개국 350여명 의료인과 의료 윤리학자들에게 이른바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에게 음식물과 수분을 공급하는 것은 인위적이고 의학적 개입이 아니라 자연적이고 통상적인 보살핌이며 따라서 윤리적 의무 라고 말했다.
교황은 나아가 식물인간 이라는 용어 자체가 그런 환자들의 인격을 훼손하는 것 이라고 지적하면서 환자 상태가 아무리 심각하다 할지라도 그는 사람이지 결코 식물 이나 동물 이 될 수는 없다 고 덧붙였다.
흔히 식물인간 상태라고 말하는 환자는 의식은 있으나 자신이나 주변상황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로 전혀 의식이 없는 혼수상태 (코마 coma) 환자와는 다르다. 교황청 생명학술원과 세계가톨릭의사협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회의는 생명연장 치료와 식물인간 그 과학적 진보와 윤리적 딜레마 를 주제로 열렸다.
교황은 환자 상태가 식물인간과 같은 처지로 판단된다고 해도 환자를 죽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면서 만약 알면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행한다면 그것은 태만에 의한 진짜 안락사 라고 규정하고 안락사는 하느님 법에 위배되는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또 그런 환자의 가족들과 보호자들은 감정적 지지와 경제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그들이 사랑하는 이들을 잘 보살필 수 있도록 이런 환자들을 위한 기금 조성에 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 부원장 엘리오 스그레치아 주교도 이번 회의에서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의 경우 인위적 방법이라 할지라도 산소와 영양분 공급과 같은 기본적인 치료와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다 며 교회 가르침을 분명히 밝혔다.
스그레치아 주교는 코나 위 또는 정맥에 튜브를 연결하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영양공급과 산소공급은 의료적 치료의 한 형태라며 이런 치료는 환자를 돌보는 방법으로 자연적 죽음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인 것 이라고 말했다.
스그레치아 주교는 가톨릭 가르침은 사람이 살아있는 한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면서 하지만 교회의 이런 가르침이 안락사 지지자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고 말했다.
가톨릭교회는 비용이 크게 들고 위험하며 특수하거나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하는 의료기구 사용 중단은 정당할 수 있지만(가톨릭 교회 교리서 2278항 참조) 죽음이 임박한 것으로 여겨지더라도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베풀어야 하는 치료행위를 중단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279항)고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