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6일
본당/공동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이런 사목 어때요] 수원교구 안양 평촌본당 ‘자율방범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평일 오후 10시경, 수원교구 안양 평촌성당 주변에는 신자들이 모인다. 주모경을 바친 신자들은 손전등과 경광봉을 들고 성당 구석구석 살피면서 안전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한다. 5층부터 지하 2층까지 전등이나 난방장치 가동여부, 잠금장치 상태는 물론이고 빈 교리실이나 지하 주차장에 이상이 없는지 살핀다. 신자들의 점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자들은 인근 공원과 어두운 길목을 순회하면서 지역 안전도 살핀다. 바로 평촌본당(주임 김태진 신부) ‘자율방범대’ 활동 모습이다.

본당은 2006년부터 성당 인근에 방범초소를 설치하고, 주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빠짐없이 성당과 성당 인근 지역의 안전을 위해 점검과 순찰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자율방범대 운영은 성당과 성당 인근에서 도난·강도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한 것이 계기가 됐다. 본당 신자들은 큰 길과 공원에 인접해 인근 지역에 비해 인적이 드문 환경에서 본당과 신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자율방범대를 구성해 성당 내·외부와 인근지역을 순찰하기 시작했다.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이 활동은 2009년에는 본당 단체로 발족해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

자율방범대 활동은 지역 주민과 본당의 화합에도 크게 기여했다. 특히 매 주일 지역 내 주차문제로 갈등이 자주 발생했지만, 본당 자율방범대가 매일 꾸준히 순찰을 하며 지역을 살피자 주차 관련 민원과 항의가 사라졌다. 오히려 항의 대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 오기도 했다. 본당은 자율방범대를 통한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더욱 북돋고자 2010년 본당 자율방범대 발대 1주년 기념식에는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함께 잔치를 열기도 했다.

초대 자율방범대장을 맡았던 채호일(대건 안드레아·61)씨는 “본당 설립 초기부터 지역주민과 주일미사 시간대 주차문제 등으로 갈등이 있어 왔다”며 “심야시간에 신자들이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민들이 본당에 대해 지녔던 불편과 반감이 크게 완화됐다”고 말했다.

자율방범대 활동은 비단 본당과 지역주민과의 소통에만 도움이 된 것은 아니다. 본당 여러 단체들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초기에 자율방범대원만으로 운영되던 방범활동은 현재 본당 소공동체들과 지역별 형제회, 레지오 마리애, ME, 울뜨레야,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청년회, 축구선교회, 족구동호회, 성가대, 사목회 등 본당 내 여러 단체들이 돌아가면서 맡고 있다. 각 단체들이 방범활동을 위해 자주 연락하게 될 뿐 아니라, 본당을 위해 한 가지 같은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단체들 간의 유대를 돈독하게 해줬다.

본당 형제회인 ‘12사도회’ 회장이자 자율방범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구정호(임마누엘·65)씨는 “성당을 지키는 같은 활동을 두고 꾸준히 본당 공동체와 소통하고 있다”며 “많은 신자들이 중요한 일에 참여하고 있다는 데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방범대에 참여한 신자들은 자율방범대 활동이 신앙생활에도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성당에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물론, 성당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기도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본당 자율방범대 참여를 계기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자율방범대에서도 봉사하게 됐다는 이승경(라파엘·57)씨는 “처음에는 어두운 성당이 좀 낯설다는 느낌도 있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친근하다”면서 “함께 방범활동을 하는 신자분들과 기도로 시작과 끝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성당을 방문하고 지킨다는 생각만으로도 경건한 마음이 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0-12-0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0. 6

시편 145장 10절
주님, 당신의 모든 조물이 당신을 찬송하고 당신께 충실한 이들이 당신을 찬미합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