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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목 어때요] 대전교구 세종성요한본당 우리농 무인판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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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세종성요한본당(주임 박제준 신부)은 세종시에서 가장 번화한 나성동 일대 상업지구와 바로 접해 있다. 그런 만큼 오가는 유동 인구가 많아 성당 자체가 지역 주민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깊이 자리해 있다.

“본당의 다양한 사목 활동들이 ‘세상 속의 교회 만들기’라는 큰 틀 속에서 이뤄지도록 할 생각입니다. 신자들을 포함한 주민들의 생태환경 의식 고취와 유기농 농산물 먹기도 그 일환입니다.”

지난해 12월 4일 축복식을 갖고 정식 출범한 세종성요한본당 우리농 무인판매장은 성당으로 들어서는 로비에 마련돼 있다. 거창하고 화려한 매장은 아니지만, 성당을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자리라서 누구나 관심을 갖는다.

세종성요한본당 무인판매장 사례를 바탕으로 대전교구 내 몇 개 본당에서도 무인판매장을 추진하고 있다.

본당 주임 박제준 신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에서 우리농산물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며 “24시간 개방된 성당 로비 공간에 개설돼 있어 언제나 누구든지 찾아와 필요한 우리농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고 별도로 관리 인력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무인판매장 설치와 운영은 놀라울 정도로 간편하고 용이하다. 개인용 컴퓨터 기반의 포스(POS, Point of Sales) 시스템(판매시점 관리시스템) 한 대만으로 진열된 모든 우리농산물 제품들의 판매 관리가 이뤄진다.

신자들은 대형 유통점 등에 이미 폭넓게 설치 운영되고 있는 자율계산대에 익숙해서 제품을 골라 인식하고 계산하는 데 대부분 어려움이 없다. 현금을 둘 수 없기에 결제는 카드로만 가능하다. 운영한 지가 오래되지 않았고, 코로나19 때문에 성당을 찾는 신자 수가 크게 줄어 아직 매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신자들의 전반적인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다.

비치된 우리농 제품 수는 150여 종이다. 소비자들의 취향과 요구에 따라 종수는 점차 늘려갈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가공제품 외에도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신선제품들, 과일과 채소들도 풍성하게 공급할 예정이다.

“유기농 우리농산물의 선택은 물품 판매라는 측면보다는 도시와 농촌, 우리 모두가 함께한다는 의미로 여겨야 합니다. 성당으로 들어서면서 우리농산물들을 접함으로써, 생명을 살리는 유기농산물과 생태적 회개의 신앙적 의미를 되새기게 되지요.”

박 신부는 본당에 창조질서 보전이라는 신앙적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한 생태환경분과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신자들 개개인의 생태 의식은 나름대로 꽤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적인 노력들이 모여서 공동체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정부의 환경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하지요.”

본당 신자들의 생태의식을 고취하기 위해서 환경 관련 독후감상문 쓰기나 강연 등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7월에는 대전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담당 강승수 신부를 초청, ‘포스트 코로나와 우리농 먹거리’를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우리농 무인판매장 설치도 이 강연회를 계기로 시작됐다. 10월과 11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맞아 「찬미받으소서」와 다른 2권의 환경 관련 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받아 시상식도 가졌다.

세종시에서 유기농 농사를 하는 신자 5명이 수개월 전부터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그 중 3명이 세종성요한본당 소속 신자다. 박 신부는 이러한 모임들이 성장해서 세종시에서는 오로지 유기농 농사만 이뤄지기를 꿈꾸고 있다.

박 신부는 다시 한 번 ‘열린 교회’를 강조했다.

“음악회나 전시회 같은 문화 행사, 시대의 징표를 담는 다양한 강연들, 지역 사회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복지 활동, 더 나아가 대한민국 행정중심 도시로서 세종시 특색을 살리는 국제 협력 등을 통해 ‘세상 속의 교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명을 살리는 먹거리는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위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생태적 회개를 요청한다. 세종성요한본당 우리농 무인판매장은 생태적 회개의 요청에 부응하는, 유기농 생명 농업의 중요성을 담고 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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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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