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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소통의 예술인’ 넘어 ‘하느님의 사람’으로

한경호 신부(꼰솔라따 선교수도회 아시아관구 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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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호 신부



주님의 평화와 위로를 빕니다. 새해를 시작할 때는 지난해의 평가와 새로운 해의 계획표를 공동체 구성원과 함께 작성합니다. 기도로 한 해를 어떻게 살았는지 바라보면 항상 구석에 쌓여있는 작은 티끌이 보입니다. 그 티끌은 소통과 경청의 부족입니다.

제가 속한 꼰솔라따 선교수도회는 국제수도회라 다양한 국적의 회원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국제 공동체 생활은 ‘행복이 십이요, 구십이 고난’이라고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말합니다. 공동체 생활에서는 주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이 열립니다. 소통의 예술인이 되기 위해서 각고의 희생과 경청이 동반됩니다.

이탈리아 국제 공동체에서 있었던 한 일화입니다. 다른 국적의 두 선교사가 이탈리아말로 소통하다가 한 선교사가 농담으로 ‘너 죽는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말한 분의 나라에서는 ‘정말 널 죽이겠다’가 아니라 ‘까불지 마, 혼날 거야’라는 표현이었는데 그 말을 들은 다른 선교사가 ‘저 사람이 나를 죽이겠다’고 하면서 난리가 난적이 있었습니다. 웃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의 한계 때문에 수도 없는 오해와 불통이 발생합니다. 이럴 때 최선책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정확히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넘어갔을 때 후에 더욱 복잡한 일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모든 가정 안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있을겁니다.

끝으로 가정과 모든 공동체에서의 중심은 ‘성체 중심’이 되었으면 합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이 이집트로 피신해 가던 어려운 여정에서 항상 힘든 일만 있었을까요? 아기 예수님의 웃음소리가 성가정을 하나로 이끌었듯, 주님을 중심에 두고서 신앙의 여정을 나아간다면 우리는 소통의 예술인을 뛰어넘어, ‘하느님의 사람’이라고 불리게 되지 않을까요? 2021년 새해를 시작하며, 하느님의 축복을 많이 받고 베푸시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한경호 신부(꼰솔라따 선교수도회 아시아관구 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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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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