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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숙 수녀 |
지난해 교사 연수 때 목공예와 가죽공예 활동을 한 교사들이 멋진 작품을 만드는 것을 보고 올해 목공공방에 가서 목공예를 배웠다. 목공예를 가르쳐주는 목수로부터 나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 활엽수는 나뭇결이 곱고 아름다워 가구나 악기를 만드는 데 많이 쓰이고 침엽수는 추위에 강해 건축 자재로 많이 사용된다고 했다. 목수로부터 목재를 다루는 공구 사용법도 익혔는데 그 덕분에 공구를 사용해가며 즐겁게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서랍형 협탁의 받침 부분을 만들기 위해 드릴로 구멍 뚫는 등 천천히 단계적으로 목공예를 배웠다. 목공을 배우면서 느낀 점은 정말 다양한 공구와 목공 기법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덕에 못이 안 보이게 박는 방법, 못 대신 목심으로 연결하는 법 등 다양한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져서 연수를 몇 번 연기하는 바람에 1월 말이 되어 서랍이 있는 작은 협탁을 완성했다.
사람은 경험을 많이 할수록 두려움이 줄어들고, 어떤 일에 도전을 하는 용기를 낼 수 있게 된다. 수녀원에 돌아와서 덜렁거리던 하수구 망에 드릴을 이용해 못을 박아 고정할 수 있었다. “드디어 해냈다. 이제 찌꺼기들을 잘 거를 수 있겠구나!” 하수구 망을 수리하고 나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드릴의 나사를 끼울 때나 스위치의 숫자를 조정할 때 헷갈리고 혹시 드릴에 손을 다치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이제 드릴은 무서운 기계가 아니고 수녀원의 소소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우미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하느님께서 두 손을 이용해 일하고 두 손 모아 주님을 찬미하며 다른 사람과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가라고 하셨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내가 입는 옷, 먹는 음식, 사용하는 물건, 행복하게 살아가는 집, 애화학교가 노동하는 분들의 피땀으로 이루어졌음을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김인숙(아가타 마리, 서울애화학교 교장)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