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에 참례해 보면 다수 가 여성인 데 반해 본당 사목회의에 참석해보면 절대 다수 가 남성인 현상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여성 능력이 남성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일까. 몰매맞을 소리다. 하지만 여성이 교회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하나둘이 아닌 게 바로 교회 현실이다.
현재 서울대교구 250여 본당 가운데 여성이 사목회장을 맡은 본당은 모두 4곳. 이 가운데 이경희(루이제 63 자양동본당)·황춘자(로사 56 금곡본당)·김희현(보나 56 고속버스터미널본당) 회장 등 3명의 여성 사목회장들을 통해 여성 회장으로서 애환과 장점 그리고 교회내 여성 참여가 좀더 확대되기 위한 방안 등을 알아본다.
주임신부의 선임 또는 본당 신자들의 추천과 투표 등을 거쳐 임명된 여회장들이 꼽은 가장 큰 어려움은 여자가 집에서 살림이나 하지 회장은 무슨… 식의 편견과 질시였다. 같은 편인 줄 알았던 여성들도 다수가 비슷한 반응을 보이더라는 것. 모 본당 경우 회장이 여성임을 뒤늦게 알게 된 한 사목위원이 죽어도 여자 밑에서는 일 못하겠다 고 버틴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여성 회장의 열성적 활동에 감동받은 이 사목위원은 이후 이 여성 회장의 둘도 없는 팬이 되었다고 한다.
음주문화는 작은 걸림돌이 된다. 황 회장은 남자끼리라면 술자리를 빌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도 많은데 여자라 그런 면에서는 아무래도 약할 수밖에 없다 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술자리 대신 대화에 황 회장은 친교에 많은 비중을 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여성 회장의 장점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일하는 회장 으로 요약된다. 남성이 마이크(말) 체질이라면 여성은 설거지(행동) 체질이라는 것. 본당 활동이 대부분 여성 손에서 이뤄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본당의 잡다한 일들을 직접 몸으로 부대껴온 여성 회장이 아무래도 본당 구석구석을 잘 알고 따라서 더 잘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 회장은 본당 살림 역시 살림이라 집안 살림을 해오던 여자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더 꼼꼼히 챙기는 것은 당연지사 라면서 드러내지 않고 구석구석 보살피는 여성이 회장에 더 적합할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사제나 수녀와의 관계에서도 여성이 더 원만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무래도 모성적 본능을 지닌 여성이어서 혼자 사는 사제나 수녀의 고충을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에 본당 신자들과 사제 사이에서 훌륭한 중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당 사제들이 여성 회장을 뽑고난 후 매우 만족해 한다는 후문이다.
여성이 본당회장 되기가 힘든 이유로는 뿌리깊은 남성 중심 교회문화를 지적했다. 일단 사제부터가 남성이고 또 대부분 본당에서 지금까지 여성을 회장으로 뽑아본 적이 없기에 여성이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여성 회장도 남성 이상으로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텐데 그러기에는 아직까지 선입견의 벽이 너무 두텁다 면서 일단 한번 맡겨본 다음 평가할 것을 주문했다.
이들은 앞으로 여성 회장이 좀더 많이 나오기 위해서는 여성 자질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교구의 사목적 뒷받침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무래도 남자가 낫다는 것은 더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시대에 뒤떨어진 얘기라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지적.
아울러 교구가 지구별로 여성 회장이 최소한 2 3명은 선임될 수 있도록 사목교서 등을 통해 적극 권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 배울 점이 많아 사목활동에 상승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여성 회장이 3분의 1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냐 고 반문했다.
여성 회장들은 특히 여성 구역(반)장에 대한 교구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들은 일선 본당에 이들이 없으면 교회는 문을 닫아야 할 형편임에도 이들에 대한 배려는 너무나 인색하다 면서 교구가 교회의 손과 발인 이들의 노고를 잊지 말고 작은 성의로라도 격려해 줄 것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