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북 달성군 화원읍에 있는 대구교도소. 성당을 가득 메운 재소자 220여명 얼굴에 모처럼 환한 미소가 피어 올랐다.
감옥에서 힘겨운 속죄생활을 하고 있는 동료 재소자 48명(사형수 3명 포함)이 대구대교구 총대리 최영수 주교 주례로 견진성사를 받고 성령이 충만한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 태어났기 때문. 푸른 재소복에 장미꽃을 달고 대부 인도로 제대 앞에 나선 이들이 최 주교에게 성령 특은을 상징하는 크리스마 성유를 이마에 받는 동안 두손을 모은 채 기도에 열중한 동료 재소자들은 예식이 끝나자 부러움 섞인 큰 박수로 축하했다.
대구대교구 교도사목후원회(지도 김두찬 신부)가 주최한 이날 견진성사에는 같이 수감생활을 하는 재소자들이 견진 대부로 나서 의미를 더했다. 대자와 나란히 앉아 예식 내내 함께 했던 이들은 최 주교가 세례 때 신앙고백을 되새기며 하느님 자녀로서 죄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해 악의 유혹을 끊어 버립니까? 라고 질문하자 성당이 떠나갈 듯 큰 소리로 끊어 버립니다 하고 대답하며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것을 거듭 다짐했다.
동료 재소자를 대부로 세운 것은 서로 고통과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재소자들끼리 영적 부모 관계를 맺어 신앙으로 수감생활의 어려움을 이기고 출소 후에도 신앙의 끈을 놓지 않고 서로 격려하며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 견진자 중 사형수 3명은 죽을 때까지 교도소 밖을 벗어날 수 없는 처지를 고려해 영적 대부모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늘 그들과 가까이 있는 교도사목후원회원과 교도소 직원 2명이 대부를 섰다.
최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견진성사를 통해 교회의 봉사자 복음의 선포자로 거듭나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축성된다 면서 비록 갇힌 몸이지만 주어진 환경과 시간 안에서 하느님과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달라 고 당부했다.
견진성사 예식 후 새 견진자들은 미사 봉헌예절 때 견진교리를 준비하며 묵상하고 필사한 성서구절을 편지로 적어 제대에 봉헌하며 새 삶을 다짐했고 미사 후에는 교도사목후원회가 마련한 다과를 함께 나누며 자축하는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