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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화첩」 펴낸 개갑순교성지 담당 강석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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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갑순교성지가 자리한 고창의 일상에서 너무도 놀라운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체험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면, 익숙해서 지나치던 일상이 얼마나 거룩할 수 있는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규열(베리타스) 사진작가와 「고창화첩」(흐름출판사/1만 원)을 펴낸 개갑순교성지 담당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일상의 거룩함”을 통해 “생명”을 바라보는 순교영성을 전하고 있다.

강 신부는 2020년 11월 고창 공음면 개갑순교성지와 심원면 심원공소에서 사목하기 위해 고창을 찾았다. 그때 그의 앞에 펼쳐진 것은 허허벌판과 앙상한 나무들, 끝없이 날리는 눈과 세찬 칼바람…. 그야말로 혹독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봄이 오자 펼쳐진 풍경은 감탄 없이는 마주할 수 없는 장관이었다. 흐드러지는 유채꽃밭과 갯벌이 전하는 싱싱함과 그 크기만큼이나 어마어마한 감동을 선사하는 노을, 밤에는 쏟아질 듯 한 수많은 별들. 생애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에 한껏 취하던 강 신부는 가슴이 철렁했다. ‘아차, 겨울을 놓쳐버렸구나.’ 분명 아름다웠을 겨울이 혹독했던 것은 마음을 열지 못했기 때문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강 신부는 그 길로 이규열 작가를 섭외해 「고창화첩」 작업에 들어갔다.

선운산, 고인돌 유적지, 갯벌, 고창읍성, 무장읍성, 취석정, 천연기념물인 팽나무와 이팝나무 등. 「고창화첩」에 담긴 50여 점의 사진에는 고창의 구석구석이 담겼다. 그 속에는 십자고상도, 성모상도, 성지의 풍경도 없다. 그저 겨울을 이겨낸 생명의 생동감이, 그 싱그러움이 촉촉하게 담겼을 뿐이다. 그리고 강 신부는 각 사진에 짧지만 묵직한 울림을 주는 묵상글을 덧붙였다. 강 신부의 글은 사진 속에 담긴 생명의 생동감이 순교영성을 향한 순례로 이어지도록 초대하는 묵상의 첫 걸음이다.

강 신부는 “순교자들의 메시지는 죽음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더 좋은 생명의 삶을 살라는 것이고, 순교성지는 ‘생명’을 묵상하는 곳”이라며 “사진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만큼이나 보는 사람들에게 영성을 건넬 수 있도록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강 신부는 「고창화첩」의 첫 권인 ‘봄, 일상의 거룩함과 함께하다’를 지난 5월 27일 개갑순교성지 외양간경당 축복식에 맞춰 출판했다.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고창의 일상에서 한 묵상이, 이 고창의 산하에서 순교한 최여겸(마티아) 복자의 영성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강 신부는 개갑장터에서 순교한 복자를 통해 ‘무시, 모욕, 천대를 십자가 신비로 극복하는 삶’을 묵상할 수 있도록 매일 오후 3시 성지 외양간경당에서 순례자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강 신부는 이제 이 작가와 함께 화첩에 고창의 여름을 담고 있다. 또 가을을 담고, 겨울을 담아 나갈 계획이다. 강 신부와 이 작가에게 자연의 일상을 담는 이 작업은 하느님의 영성을 담는 작업이다.

“「고창화첩」 ‘봄’편에는 종교적 색채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여름, 가을, 겨울로 갈수록 점차 더 깊게 신앙의 눈으로 일상을 바라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고창의 자연을 보고 그 절정으로 성지를 순례해보시면 어떨까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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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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