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직은 섬기고 봉사하며 헌신하는 자리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기도 속에서 하느님 뜻이 무엇인지 함께 경청하고 식별하고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제24대 회장으로 선임된 이병욱 회장(요한 크리소스토모·서울평협 회장)은 “주님의 뜻을 보다 더 깊이 헤아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감사드리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쁘기보다는 마음이 무겁고 두렵다”면서 “여러분과 함께 주어진 소명을 하느님 뜻에 맞게 겸허히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기도를 많이 해달라”고 부탁했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덮친 지난 2년간, 이 회장은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한국이사회 회장으로서 소외된 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현장에 함께해왔다. 동시에 교회의 어려움도 목격했다. 감소한 신자 수는 회복되지 않고, 봉사자들은 봉사 현장에 갈 수 없었으며, 본당·단체 모두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위축돼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회장이 평신도로서 묵상한 길은 “우리 스스로 내적으로 충만해질 때 이웃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한국평협은 신앙 공동체가 복음적 삶의 토대를 만드는 데 일조해야 한다”며 “산하 단체가 신자들이나 교회 일치에 소홀한 점이 없는지 돌아보고, 시노드 정신으로 우리 스스로를 재무장하는 노력을 해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장은 한국평협 산하 단체뿐 아니라 평신도 각 개인의 내적 충만에 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이 회장은 “평신도 각자가 자기가 서 있는 자리에서 하느님 자녀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려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 환경이 필요하다”며 “특별히 성경 말씀을 가까이하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평신도사도직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법으로 ‘일치와 연대’도 강조했다.
이는 이 회장이 서울 대방동본당 총회장 등 교회 내 단체장으로 활동해오면서 중요하게 생각해온 가치 중 하나다.
이 회장은 “각 단체가 자기 단체 테두리 안에서만 보면 배타적이기 쉽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 하느님 자녀로서 하느님의 뜻을 실현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면서 “한국평협을 통해 여러 평신도 단체들이 일치하고 연대하며 활성화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평협은 평신도가 교회·사회 속에서 수행하는 평신도사도직을 더 잘 수행하도록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그러나 한국평협을 시노드 정신으로 활성화시켜 교회 쇄신과 새로운 복음화의 협조자가 되도록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국평협이 이 역할에 더욱 충실하도록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고 성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