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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의 날에 만난 사람 / 6년 전 이예지양 입양한 김경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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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니까요.”

5월 11일 입양의 날을 앞두고 만난 ‘예지 엄마’ 김경희(노엘라·54·수원교구 오산 세마본당)씨는 이렇게 말했다. 6여 년 전 입양한 이예지(소피아·8)양과 예지 위로 출산한 아들 둘이 자신에게 다르지 않다면서다. 김씨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가족을 맺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씨는 2014년 10월 직장을 다니다 지금의 거주지인 경기도 오산으로 이사했다. 일을 관두고 이삿짐을 정리하던 그는 주부로서 무얼 할지 고민했고, 취미 생활을 즐길 수도 있지만 아이를 돌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두 아들을 장성할 때까지 다 키운 엄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열악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관심 있던 사람으로서 밥숟가락 하나 더 얹고, 이불 하나 더 펴는 아이 돌봄은 주부로서 뜻깊게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 우연히 김씨는 주보에서 성가정입양원을 발견했다.

처음엔 위탁 가정으로 신청했다가 2015년 여름, 입양을 결심했다. 그해 3월부터 예지를 양육하던 중 입양 의사를 묻는 복지사의 제안에 깊이 고민했고, 무엇보다 “예지를 보내고 괜찮겠느냐. 입양하자”는 삼부자의 의견이 있었다. 김씨와 이동식(노엘·58)씨 부부 가정은 그렇게 늦둥이 딸을 선물 받았다.

위탁과 입양에는 큰 이유가 있지 않았다. 김씨는 두 아들도 자신들이 선택한 생명이 아니듯 예지도 그때의 이끌림, 주어진 상황에서 사랑 실천을 하려 한 마음이 모여 지금의 가정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씨는 “성별·나이 등 원하는 조건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없다고 했었다”며 “작고 여리여리했고, 지금도 소아에겐 잘 나타나지 않는 무지외반증이라는 증상으로 병원을 오가고 있고, 반안면 왜소증을 앓고 있기도 하지만, 어떠한 조건에도 상관없이 예지는 그저 소중한 우리 딸”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김씨는 예지가 부부를 움직이게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안정된 상황에서 ‘우리’ 안에 갇힐 수 있었지만, 예지 덕에 보다 활력을 찾고 삶의 영역과 관심사도 넓어졌다는 뜻이다. 김씨는 “남편은 명예퇴직을 했다가 재취업해 일하고 있다”며 “우리 손길을 필요로 하는 예지는 우리를 갇힌 곳에 머무르지 않게 하는 존재”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김씨는 “하느님이 보내 주신 하나뿐인 아이”라며 “생모도 널 너무 사랑했기에 낳았고, 우리 집에 선물로 보내 주셨다고 예지에게도 늘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예지가 사랑 안에서 자존감을 갖고 잘 성장하도록, 소중하다고 계속 말해준다”며 “입양 가정은 작은 용기만 내면 이룰 수 있고, 하느님께서 연결해 주신 사랑의 끈은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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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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