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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수 신부 |
정부의 무책임한 탈시설 정책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내 동료 신부도 발달장애, 지적, 자폐장애가 지체장애와 어떻게 구분하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발달장애는 지적장애와 자폐장애를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 약 25만 명이 있습니다. 이 중에 약 10가 자폐로 보면 맞을 것입니다. 이들 안에는 의사표시가 가능하고 신변처리가 우수한 장애가 있는 반면 신변처리가 불가능하거나 심한 타해, 자해로 돌봄이 힘든 장애가 있습니다. 필자가 있는 시설에 Y라는 자폐 이용인은 눈 깜짝할 순간에 사무실에 들어와 잉크를 마신 적이 있었습니다. 또 B 이용인은 자기 살을 물어뜯는 경우도 있습니다. C 장애인은 말을 잘 못하고 마음에 안 들면 타해, 자해가 심합니다. 겉만 보면 멀쩡하지만 그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따라 대처 능력이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네덜란드 ‘맥카바델란(Maccabiadelaan)’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곳은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시설로서 개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물어뜯는 이용인을 위해 방 전체를 가죽 방으로 꾸몄습니다. 또 콘센트에 젓가락이나 무언가 쑤셔 넣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콘센트를 천장에 붙여 놨습니다. 우리로서는 감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세심한 배려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발달장애 중에 약 90인 23만 명은 시설 밖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자녀를 시설에 입소시키고 싶었지만, 빈자리가 나지 않아 애를 태우던 부모는 자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녀 돌보기에 지친 부모들은 우울증을 앓고 계속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라 사회가 그들을 방종하여 벌어진 타살인 셈입니다. 불은 시설 밖에서 나고 있는데 왜 시설을 없애려고만 하는지 필자는 그에 대해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이기수 신부 (수원교구 둘다섯해누리 시설장, 주교회의 사회복지위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