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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수 신부 |
UN 장애인 권리협약의 중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장애인은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주거, 이동) 둘째, 장애인들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장애 종류) 셋째,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한다.(본인과 부모의 선택) 넷째, 국가 보호를 받아야 한다. 다섯째, 지역사회로부터 통합된 삶을 살아야 한다.(서비스의 욕구충족 배려)
전국의 장애인시설 중에는 발달장애인 시설이 80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시각, 청각, 지체장애 시설로 되어 있습니다. 유럽 어디를 가도 지체장애는 일반인과 같은 대우를 받습니다. 그만큼 의사 표시를 할 수 있고 사회활동을 하는 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나라의 시설을 견학해도 거의 발달장애인 시설로 구성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의 발달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은 아주 절실합니다. 전체 발달장애인 중에 약 10만 시설에 있고 나머지 90는 집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장애 정도가 가벼운 이들도 있고, 장애 정도가 심한 이들도 있지만, 최중증 장애인의 부모의 마음은 간절합니다. 문제는 유럽과 같이 다양성의 선택이 주어지지 않고, 시설의 열악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부모님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무연고자의 삶은 그들 스스로 선택할 수 없기에 법정후견인의 판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필자는 유럽과 같은 의사의 판단 기준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 기준은 곧 장애인 당사자가 어떻게 서비스를 다양하게 받을 수 있는지의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유엔 장애인 권리협약에서 제시한 것처럼 장애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뺏어서는 안 됩니다. 국가는 제3자 단체를 배제하고 발달장애 당사자 가족이 모여서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유럽의 복지제도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기수 신부(수원교구 둘다섯해누리 시설장, 주교회의 사회복지위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