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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50년 돌본 중증 자폐 쌍둥이 아들 생각하면 눈 못 감아

척추 협착증으로 거동 어려운 노모 아들들 돌보며 정부 지원으로 생활 맡길 시설 없고 하루라도 더 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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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임씨가 서울 도림동본당 사목회장 손을 붙잡고 쌍둥이 아들 이야기를 하며 괴로워하고 있다.

▲ 이연희 총회장



“제가 죽고 나면 남겨질 우리 애들이 걱정이에요. 나이도 중년이라 받아줄 곳이 있을지… 요샌 몸보다 마음이 아파서 잠을 못 자요.”

척추 협착증으로 허리가 휘어 거동이 힘든 이순임(마리아, 74)씨가 가슴을 두드리며 눈물을 흘렸다. 이씨는 중증 자폐증을 앓는 쌍둥이 아들을 두고 있다. 그는 아들들을 시설에 보내는 대신 집에서 50년간 돌봐왔다. 장애 정도가 심한 데다 하나도 아닌 둘이라 남의 손에 맡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뉴스를 통해 장애인 시설에서 일어난 인권유린과 학대 소식 등을 접한 탓에 두려움과 불안감도 컸다. 하지만 이젠 노화와 건강 악화ㆍ생활고로 힘에 부치는 현실이라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이씨 가족은 월수입 100여만 원으로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부부 노령연금과 아들들의 장애인 수당을 합친 액수다. 이씨는 “모은 돈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막노동하는 남편과 함께 하루 벌어 먹고살기 바빴던 이씨는 아들들이 3살이 됐을 때야 남들과 다르단 걸 알았다.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통 관심이 없는 데다 결코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어디 밖에 나가려고 하면 온몸으로 버티며 완강히 거부했다. 인적이 많은 곳도 몹시 싫어해 모르는 사람이 조금만 가까이라도 오면 여간 짜증을 내는 게 아니었다. 쌍둥이가 같은 증상을 보이는 까닭에 이씨는 갑절로 힘들었다. 처음엔 그저 좀 독특한 성격이겠거니 했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자 점점 겁이 났다. 겨우 아이들 손을 이끌고 병원에 간 그는 의사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자폐증이 있는 것 같다길래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지요. 다 듣고 보니 쌍둥이 모두한테 장애가 있다는 뜻이데요. 말 그대로 눈앞이 캄캄했어요. 가난한 부모가 뭘 해줄 수 있을까 싶어 미안한 마음부터 들었죠.”

쌍둥이 아들은 부모 보살핌 아래 15평짜리 빌라를 세상 전부로 알고 반백 년 인생을 살았다. 아들들의 몸이 자라는 동안 부모는 약해져 갔다. 76살까지 몸을 깎아가며 막노동하던 남편은 이제 성한 구석이 없다. 폐지 줍기도 어렵다. 이씨도 척추 협착증이 악화해 허리가 수술조차 못 할 정도로 굽어 거동이 어려워졌다. 30년간 이어온 유일한 낙인 본당 활동도 더는 할 수 없게 됐다. 몇 년 전에는 위암 2기 판정을 받고 수술하기도 했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이씨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기도뿐이었다.

“제발 조금만 더 애들 돌볼 수 있게 해주시라고 기도드렸어요. 덕분에 이렇게 아프지만 살아는 있네요. 남은 생 어떻게든 우리 애들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후견인 :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사목회 이연희(베네란다) 총회장

이순임씨는 1995년 영세 후 아픈 몸을 이끌고 본당에서 열심히 봉사하셨습니다. 본당에서 도와주려 해도 언제나 더 어려운 이웃에게 양보하셨는데, 이제는 정말 도움이 절실하다고 하십니다.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이순임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월 1일부터 7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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