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우리나라에 전해지자마자 신자 여러분들이 (재)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하 한국카리타스)에 ‘지진 피해자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알려 달라’는 전화를 걸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카리타스 사무국장 추성훈(바오로) 신부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구호와 관련해 신속한 대응과 더불어 “신자들의 정성이 담긴 구호 기부금이 꼭 필요한 곳에 투명하게 쓰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진 피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카리타스는 지진 발생 직후 이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로부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 달라”는 요청을 받고 지진 발생 다음날인 2월 7일 국제카리타스가 주최하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긴급구호 파트너 회의에 화상으로 참가해 피해 현황을 파악했다. 모금 캠페인도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국제카리타스 및 회원 기구들과 회의를 이어가며 국제카리타스가 한국교회에 요청하는 사항들을 접수하고 있다.
추 신부는 “현재로는 매몰된 피해자 확인과 구호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피해 현장 방문을 고려할 시점은 아니다”라며 “한국카리타스로서는 모금 캠페인을 먼저 시작해 구호기금을 모은 뒤 국제카리타스의 요구에 맞춰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난 상황에서 피해 구호를 위해 신속한 금전 지원이나 물품 후원이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한국카리타스는 신속성과 함께 지진 피해 구호에 기부금이 소중히 쓰이기 원하는 신자들의 바람대로 ‘투명성’ 있게 기부금을 집행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 구호에 신속성만 앞세우다 보면 구호 기금이 본래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거나 어떻게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추 신부는 “한국카리타스는 국제타리타스와 긴밀한 업무 협조를 하면서 신자들이 보내 주신 피해 구호금을 국제카리타스를 거쳐 지진 피해 지역에 보내고, 집행 내역을 세부적으로 제출 받아 후원자들에게도 공유함으로써 재난 구호에 있어서 무엇보다 투명성을 충실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중장기 구호활동과 재건사업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추 신부는 “아직까지는 지진 피해자 긴급구호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시점이어서 중장기 재건사업을 논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본다면 지진 피해지역 어린이들 교육사업과 의료사업에 한국카리타스도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지원이 가능하고, 최소한 학교에 못 가거나 밥을 굶는 아이들은 없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