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수 수사(베네딕토·성 바오로 수도회 한국본원 원장)가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예수님 수의를 구해 왔다. ‘보고, 듣고, 느끼는’ 복음 영성 강의를 실시하기 위해서다. 김 수사는 3월 2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서울 성 바오로 수도회 한국본원 바오로센터에서 ‘예수님 수의와 함께하는 마르코 복음 영성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 수사가 직접 이스라엘 성지를 두 차례 순례하며 찍은 사진 등으로 제작한 영상 콘텐츠로 예수님을 ‘보고’, 고(故) 유광수 신부(야고보·성 바오로 수도회)가 세계적인 성서학자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추기경의 강의 내용을 토대로 펴낸 마르코 복음 묵상 책 네 권으로 말씀을 ‘듣는’ 강의다. 특별히 매달 한 번씩은 수업 대신 예수님 수의를 걸어 놓고 성시간을 보내며 예수님을 ‘느낀다.’
이처럼 김 수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강의를 실시하게 된 까닭은 보고, 듣고, 느낄 때 말씀을 더 생활화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 수사는 과거 성경에 대해 듣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볼 때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신학교를 다니던 시절 손삼석(요셉) 주교에게 강의를 들은 그는 “손 주교님이 성지순례하며 찍은 사진들을 보여 주면서 강의했는데, 그때 성경이 잘 이해되고 마음에 와 닿았다”고 밝혔다.
이같이 보고 듣는 행위의 중요성을 인식한 김 수사는 20여 년 전, 이탈리아 토리노대성당에서 기도하면서 예수님의 현존을 느꼈다. 수의 앞에 앉아 기도하던 그는 어머니 유품을 보며 어머니를 떠올리듯, 자신이 수의 앞에 앉아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 수사는 “전율이 느껴지면서 눈물이 났다”며 “수의 앞에서 체험한 예수님을 한국의 신자들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 수사는 성 바오로 수도회에서 수의 관련 영상을 제작한 한 이탈리아 신부에게 수의 복사를 요청해, 한국으로 들여왔다. 가로 4m30㎝, 세로 1m50㎝ 크기 수의에는 가시관을 쓰고 채찍질을 당하고 십자가형에 처해진 사람의 앞모습과 뒷모습이 새겨져 있다.
김 수사는 “성경을 배우면 그 말씀을 생활화해야 삶이 행복해지고 가정도 거룩해지고 주님을 더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쉽게 성경을 배우고 싶은 분들, 특히 가난한 분들, 예수님을 만나고 싶지만 성경을 모르고 경제적 이유 등으로 힘들고 어려워 고통받는 분들이 오시면 좋겠어요. 오셔서 예수님 말씀을 보고, 듣고, 느끼세요~!”
2년 과정으로, 강의는 무료다. 1시간40분 강의 후 함께 미사를 봉헌한다. 정원은 80명.
※문의 010-6287-9753 김길수 수사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