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주년을 맞아 청주성모병원이 설립할 때 첫 마음을 기억하고 성찰하는 시간, 그리고 50주년을 향한 희망의 마음을 직원과 봉사자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하느님이 주신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현장에서 사목하고 있는 청주성모병원장 이준연(요한 사도) 신부는 병원 설립 25주년을 맞아 생명존중과 전인적 치유를 실천한다는 초심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IMF로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휘청였던 1997년, 청주교구는 리라병원을 인수해 청주성모병원을 세웠다. 전국민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의료사업을 통해 전인적인 치유를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이 신부는 “청주성모병원은 청주지역 유일한 교회병원”이라며 “신체적인 아픔 뿐 아니라 마음의 고통도 함께 치유하는 교회이념을 구현하고자 어려운 시기임에도 병원을 운영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 지역에 있는 대형병원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청주성모병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아픈 이들을 돌봤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일처럼 병원 일에 헌신한 직원과 봉사자들 덕분이다.
“병원 봉사자 400여 명 중 90는 가톨릭 신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단순히 아픈 분들에게 물리적인 도움을 드리는 것을 넘어 자신의 가족처럼 환자들을 대하고 돌보시는 봉사자들을 보면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의 가장 큰 자산은 바로 이분들입니다.”
25년 근속한 봉사자는 12명에 이른다. 청주성모병원과 시작을 함께한 봉사자들은 ‘우리는 환자에 대한 사랑과 생명을 존중하는 의료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한다’는 사명을 따르며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삶을 실천하고 있다.
교회 병원이기에 가능했고, 해야만 했던 일들은 청주성모병원의 정체성을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의료가 상업화되면서 돈이 되는 진료과목에 집중하는 병원들이 더러 있습니다. 저희는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돈이 되지는 않지만 필수적으로 필요한 의료 과목을 외면하지 않고 이어오고 있습니다. 돈보다는 사랑 실천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음성에 있는 사회복지시설 꽃동네 환자들을 위한 병실을 따로 마련해 치료한 지도 여러 해가 지났다. 청주성모병원은 지금까지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 6000여 명에게 의료비 감면 혜택도 제공했다.
“루카복음에는 강도를 만난 사람을 돌본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제도, 레위인도 외면한 사람에게 이웃이 돼 준 것은 사마리아인뿐이었죠. 예수님은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라고 이르십니다. 교회 병원이 아프고 소외된 사람을 돌보고 치유해야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복음은 말해주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이 오가는 병원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됐다는 이 신부는 “생명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에 몸을 소중하게 여기는 문화를 만들 수 있는 발판이 됐으면 한다”며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도구로서 청주성모병원은 사랑 실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