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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에게 ‘봄’이 되어주는 ‘돌봄’

[박진리 수녀의 아름다운 노년 생활] (19) 인생을 완성하는 노년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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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봄꽃이 한꺼번에 빨리 피었다가 감상할 여유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져서 아쉬움이 남아있습니다. 봄꽃의 특징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기 때문에 고운 자태와 빛깔로 마음을 설레게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 바쁜 일상을 보내던 중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봄입니다.”

“아, 예. 봄입니다.”

“서울에도 봄이 왔나요?”

“그럼요. 벚꽃은 벌써 지고 라일락과 철쭉꽃이 피고 있는 걸요.”

“수녀님 마음에도 봄이 왔나요?”

“네? 글쎄요….”



‘수녀님 마음에도 봄이 왔나요?’라는 말은 일상의 화두가 되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중 내 마음은 어디쯤 와 있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음은 아직 겨울 끝자락에서 봄으로 건너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마음 성찰을 해 보니 주변 사람들이 꽃이 되어 저에게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이 클 때 기대감만큼 서운함도 자리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대에게 ‘봄’이 되어 주는 마음이 ‘돌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로움으로 차가워진 어르신들 마음에 ‘돌아오는 봄을 알린다’는 2행시로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에게 돌봄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해 보자고 말씀드려봤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봄’ 하면 설렘, 따뜻함, 행복 등의 단어가 떠올라 그런 사랑이 되도록 돌봄을 해야겠다고 하셨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알지 못해 돌봄에 대한 부담을 겪고 계신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제도를 알아도 이용 방법을 몰라 막연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으로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신체 활동이나 가사 지원을 하는 것으로써 장기 요양 급여를 사회적 연대 원리에 의해 제공하는 사회보험을 말합니다. 장기요양등급 신청을 지역 주민센터에 하면 직원이 가정에 내방 하여 어르신의 건강 상태와 일상생활 수행기준을 파악합니다. 그런 뒤 의사 소견서 등을 제출하면 등급판정을 받게 됩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통해 집에서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단기보호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재가이용 비용부담은 전체비용의 15만 부담하면 됩니다. 요양시설은 20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커다란 부담 없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양서비스가 이루어지는 현장에서는 서로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합니다. 요양서비스를 받는 어르신은 요양보호사와 함께 있는 시간이 가족들과 있는 시간보다 길 수 있습니다. 내 인생의 동반자라는 고마운 마음으로 요양보호사를 대하고, 요양보호사는 부모를 모시는 마음으로 인권적인 돌봄을 제공해야 합니다. 보호자는 자녀들의 역할을 요양보호사가 해 주고 있기에 존중의 마음을 가지고 소통해야 합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어르신이나 보호자가 하인 취급하듯 말을 함부로 하고, 업무 외의 것을 요구하며 비인격적으로 대할 때라고 합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치매 등으로 돌봄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 일을 수행하고 있는 분들 가운데 94.7가 여성이며 평균연령은 58.7세입니다. 업무환경을 살펴보면 어르신들은 서비스를 받는 약자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폭언과 성희롱의 가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에 따른 대안이 없어 요양보호사들은 일을 그만두곤 합니다. 요양시설들은 요양보호사를 구하지 못해 어르신들을 모실 수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서울 대도시에서도 인력난이 발생하다 보니 지방에 요양원들의 직원 채용에 대한 어려움은 더욱 큽니다.

노년의 삶이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되어 인생의 완성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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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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