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신자들 앞에서 한국의 첫 번째 사제 성 김대건 신부를 언급했습니다.
김대건 신부 삶의 궤적을 조목조목 언급하면서 복음 전파의 열정을 강조했는데요.
맹현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전 세계 곳곳에서 집결한 순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리 교육이 시작됩니다.
주제는 사도적 열정을 보여준 성인.
교황은 한국의 첫 번째 사제, 성 김대건 신부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오늘날 복음 전파의 열정을 잘 보여준 성인, 한국 교회에 있습니다. 순교자이자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신부를 만나봅시다."
교황은 200년 전, 한국의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매우 심각한 박해의 땅이었으며, 당시 조선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건 죽음을 각오하고 증언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교황은 김대건 신부의 행적을 따라갔습니다.
김 신부가 조정의 감시를 피해 신분을 숨기면서도 양 떼를 찾는 일에 용감하게 투신했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교황은 또 "김 신부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박해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짧지만, 그리스도인의 모든 정체성을 요약한 표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교황은 김 신부가 외국인 선교사의 입국로를 탐색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여행을 떠났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사제와 함께 봉헌하는 미사를 원했던 당시 조선 천주교인들의 열망과 김 신부의 사명을 정확하게 묘사했습니다.
그런 김 신부의 모습은 '넘어졌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용기'라고 요약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김대건 신부가 고된 여행에 지쳐 쓰러져 의식을 잃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일어나 걸어라!"라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교황이 한국 교회의 복음화가 평신도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을 언급한 대목도 주목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조선에는) 사제가 없었습니다. 사제는 더 나중에 왔습니다. 복음은 평신도들에 의해 전해졌습니다. 우리도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생각해봅시다. 굉장히 흥미로운 일입니다."
한국의 성인을 잠시도 아니고, 전체 교리 교육의 주제로 언급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아울러 한국 교회의 시작이 평신도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한 것도 교황이 강조하는 '시노달리타스'의 의미를 거듭 짐작케 합니다.
CPBC 맹현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