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본당(주임 조학문 바오로 신부, 이하 명동본당)은 전국에서 가장 전례가 많은 본당으로 꼽힌다. 월요일 3대, 평일 4대, 주일 12대 미사가 봉헌된다. 때문에 사제들뿐만 아니라 많은 평신도 봉사자가 필요하다.
“새벽부터 일어나 도움을 청하며 당신 말씀에 희망을 둡니다”(시편 119,147)라는 성경 구절을 마음에 새기며 평일 새벽미사 전례 봉사에 나서는 본당 새벽미사봉사단(단장 이정원 루치아, 지도 이철규 아우구스티노 신부)은 매일매일 명동본당의 첫 미사를 열어주는, 보이지 않는 버팀목 같은 존재다. 이들은 평일 오전 7시 새벽미사 해설·복사·독서 등 전례 봉사 및 기도를 담당한다. 그 봉사로 매일 첫 주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명동’의 전례가 시작된다.
한국교회 상징이자 주교좌본당이라는 특성상 명동본당 미사에는 늘 본당 구역을 넘어 서울을 비롯한 각지에서 온 신자들이 붐빈다. 특히 새벽미사는 ‘문화와 금융의 중심지 명동’이라는 지역 특징답게 외국인을 포함한 직장인과 서울에 여행 온 신자 등 다양한 신자들도 많이 참례한다. 그런 특성 속에서 단원들은 하루의 첫 미사, 새벽미사에 오는 신자들이 이른 아침의 고요함 속에서 능동적으로 미사 전례에 참례하며 하느님께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작은 힘이 되고자 한다.
봉사자들에게 ‘새벽’이라는 시간은 작지 않은 도전이다. 늘 ‘미사에 늦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이 지워진다. 호우주의보, 대설 특보 등 기상 악화로 도로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미사 시간을 못 맞출까 봐 걱정이 크다. 이른 아침이라 결원이 생기면 대체할 봉사자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설이나 성가 선창을 해야 하는데, 새벽이다 보니 목이 잠기는 등 컨디션이 좋지 못할 때도 난감하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마이크 앞에 서는 일이 쉽지 않았다. 거룩한 미사로 하루를 시작하고자 하는 새벽미사 참례자들의 마음도 알기에 봉사의 책임감은 더 큰 무게로 다가온다.
그런데도 새벽미사가 주는 풍요로움은 단원들에게 봉사의 기쁨과 더불어 또 하나의 신앙적인 감사함으로 다가온다. 단원들 대부분이 10년 가까이 봉사한 이력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들은 새벽미사 봉사 세월이 개인적으로도 신앙을 성장하게 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철규 신부는 “명동본당에서 365일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미사가 봉헌될 수 있는 것은 새벽미사봉사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예수님의 사랑을 지니고 봉사하기를 바라며, 그 안에서 본질에 맞는 전례가 이뤄지고 하느님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