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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의 발전

[한창현 신부의 모두의 시노드] (3) 시노드 운영 방식과 성격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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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의 원형인 ‘예루살렘 사도 공의회’(사도 15장 : 갈라 2,1-10 참조)라는 표현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공의회라는 표현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들은 공의회라는 용어 대신에 ‘예루살렘 사도 회의’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공의회(concilium)’라는 단어는 학문적으로 엄밀히 말하면 후대에 열린 교회의 공식 회의(synod)를 지칭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시에 바오로를 사도로 인정했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학자들이 있기에 ‘사도’라는 단어를 제외하고 ‘예루살렘 회의’라고 표현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교회 구성원이 함께 모여 공동체의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고 토의하며 식별하는 시노드의 정신은 변함이 없지만, 시노드의 운영 방식이나 성격은 교회 역사 안에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초기 교회의 시노드는 교구, 관구 또는 지역, 총대주교, 세계 등 여러 차원에서 소집된 집회(회의)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다양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사도 시대 이후 교회 박해가 본격화되면서 교회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집회는 불가능해졌습니다. 대신 주교들은 박해가 뜸해지는 틈을 타서 이단에 맞서 신앙과 교회를 지키기 위한 비정기적인 교회회의를 열었습니다. 2세기부터는 교회회의들이 구체적인 모양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지역 관구(provincial) 단위에서 주교들이 모이는 관구 주교회의(episcopal councils)가 마련되었습니다. 관구 주교회의는 오늘날의 국가별 주교회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20~230년경에는 지역 관구 주교회의 차원을 넘어 ‘북아프리카 대륙 전체 교회회의(concilium plenarium Africae)’인 총회가 소집되었습니다. 북아프리카의 수도인 카르카고의 주교 키프리아누스는 10년의 재위 기간 동안 일곱 번이나 북아프리카 총회를 소집하였습니다. 특히 256년 9월 1일에 소집된 총회에는 주교가 87명이나 참석하였습니다.

키프리아누스 주교는 총회를 통해 지독한 박해 시기에 배교했던 자들을 교회에 다시 받아들일 것인지, 그중에서도 이단자와 열교자들로부터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 교회로 돌아올 경우에 다시 세례를 베풀어야 하는지를 함께 논의하였습니다. 키프리아누스 주교는 동료 주교들의 동의와 더불어 하느님 백성 전체의 동의를 교회에 반영하고자 하였습니다.

총회(교회회의)를 통해 시노드 정신을 실천하였던 키프리아누스 주교는 북아프리카 총회의 결정 사항을 다른 지역 교회에도 전달하였습니다. 다른 지역 교회들과의 친교와 일치를 통해 신앙을 공유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키프리아누스 주교는 훗날 로마의 주교 스테파누스와 극심한 갈등을 겪었습니다. 교회로 돌아오는 이들에 대한 재세례 문제와 관련하여 반대의 견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해의 열악한 상황 속에서 반대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키프리아누스 주교는 동료 주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연대하는 시노드 정신을 통해 고대 교회의 초석을 굳건히 마련하였습니다.

시노드 정신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키프리아누스 주교가 동료 주교들과 친교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는 모습은 ‘예루살렘 사도 공의회’에서 이방인들의 세례 문제를 함께 식별했던 사도들과 바오로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교회회의를 통한 시노드 정신의 실천은 최초의 세계공의회(concilium oecumenicum)인 니케아 공의회에서 구체적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공의회는 관구 교회회의를 매년 2회(사순 시기 전과 가을) 개최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 이제 주교들은 매년 2차례 함께 정기적으로 모여 교회회의를 통해 시노드 정신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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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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