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담화
[앵커] 오는 주일은 109번째 맞는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이가 이주로 내몰리지 않을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각 나라와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을 당부했습니다.
윤재선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이주할지 또는 머무를지 선택할 자유'.
제109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담화 주젭니다.
이주는 언제나 자유로운 선택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 마리아, 요셉 성가정의 이집트 피신도 자유로운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많은 경우에, 심지어 오늘날조차 그렇지 못하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오늘날 강제 이주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박해와 전쟁, 기상 현상, 극심한 빈곤 등을 꼽았습니다.
실제로 이주민들은 가난과 두려움, 절망 때문에 피신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주민들이 모국에서 "떠나도록 내몰리고 있다"고 교황은 짚었습니다.
그렇기에 강제 이주의 원인을 먼저 제거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군비 경쟁과 경제적 식민주의, 다른 이들의 자원 약탈, 공동의 집인 지구의 훼손을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각자 지닌 책임에 따라 모든 이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청한 겁니다.
"사람들이 이주하지 않을 권리, 곧 모국에서 인간의 품위를 지니며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모국에서 머물 수 있는 권리가 이주할 권리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머무를 수 있는 권리 보장과 함께 이주가 참으로 자유로운 선택이 되게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게 필요할까?
교황은 "모든 이가 공동선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기본권을 존중받으며 온전한 인간 발전을 누리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주된 책임은 모국과 좋은 정치를 실현하도록 부름받은 모국의 지도자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좋은 정치란 투명하고 정직하며 미래 지향적이어야 하고, 모든 이에게 특히 가장 힘없는 이들에게 봉사하는 것"이라고 교황은 일깨웠습니다.
그러면서 "모국에서 평화롭고 품위 있게 살아갈 기회를 누리도록 보장하려는 노력을 각 나라와 국제 사회가 함께 기울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이주민 저마다의 존엄을 최대한 존중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이주민에게서 단순히 어려움에 놓인 형제자매만이 아니라 우리의 문을 두드리시는 그리스도, 바로 그분임을 알아보아야 한다"는 것.
이어 "중요한 건 아무도 차별하지 않고 배제하지 않으며 언제나 모든 이를 환영하고 보호하며 통합할 준비가 되어 있는 공동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시노달리타스의 길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수많은 이주민과 난민을 포함해 사랑받고 보살핌을 받아야 할 특별한 동반자를 알아보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바로 시노달리타스의 길이라는 것.
교황은 그 길을 "함께 걸어야만 멀리 갈 수 있고, 우리 여정의 공동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독려했습니다.
CPBC 윤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