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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은 희생 따르는 순교 과정

(12) 시노드 정신과 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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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는 함께 걷는 시노드 여정에 하느님 백성 전체가 ‘경청’과 ‘대화’의 자세로 참여하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용기 있고 담대하게 발언하고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는 과정 안에서 하느님 백성이 성령의 활동에 열려 있는 교회 공동체의 신비를 체험하는 것이 시노드 정신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노드를 통해 교회는 생명력을 되찾고 하느님 백성이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식별하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가 경직된 제도적 정치가 아니라 교회의 역동성이 실현되는 기회가 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경청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영적으로 깨어 있을 때 경청할 수 있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경청의 중요성과 더불어 경청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016년 5월 8일 발표된 홍보 주일 담화에 따르면, 다른 이들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 이해하고 높이 평가하며 존중하는 경청을 위해서는 자기 희생이 따르며, 이를 일종의 순교 과정이라고 언급하였습니다. 실제로 경청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위한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경청하겠다고 애써 마음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나를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게 되면 우리는 쉽게 경청의 태도를 포기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경청을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였습니다. 2014년 6월 1일에 발표된 홍보 주일 담화에 따르면, 우리는 깊이 있는 사람,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영적으로 깨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영적으로 깨어 있다는 것은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을 통해서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상대방의 관점과 제안을 존중하는 동시에 자기 생각이 유일하고 절대적이라는 태도를 포기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대화의 태도는 자연스럽게 우리를 경청으로 인도합니다.

이러한 태도와 관련하여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의 공동합의성」(시노달리타스) 문헌은 시노드 정신에 따른 대화를 위해 겸손이 요구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112항). 겸손은 각자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게 하고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에게 순종하게 해줍니다. 바오로 사도는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길 것을 권고합니다.(필리 2,3ㄴ-4 참조) 이기심과 허영심을 버리고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며,(필리 2,3ㄱ참조) 공동의 선과 이익을 첫 자리에 두는 노력은 자연스럽게 시노드 정신에 따른 경청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경청, 시노드 경직성 극복의 열쇠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 이전에도 경청과 관련된 오늘날의 문화에 대해 염려해 왔습니다. 교황은 우리는 서로 경청하는 대신 자주 서로 자기 말만 한다고 일갈합니다.(프란치스코 교황, 제56차 홍보 주일 담화, 2022년 5월 29일) 또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가 시작되기 전에 발표된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는 오늘날 침묵과 주의 깊은 경청이 사라지고 사려 깊은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구조가 위험에 놓여 있다고 지적합니다.(49항) 이와 더불어 진리와 만남을 통한 형제애를 건설하기 위해 참된 만남을 통한 향한 자유롭고 열린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50항)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노드 과정에서 경청을 강조한 이유는 열린 경청이 시노드 자체의 경직성을 극복하기 위한 열쇠가 될 뿐만 아니라, 시노드를 통한 경청의 능력 회복이 신앙생활 전반에 걸친 쇄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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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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