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온전히 성령께 맡기는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15) 시노드 정신과 공동체적 식별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시노드 정신은 담대하게 이야기하고 겸손하게 경청하는 대화로 초대합니다.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공동합의성(시노달리타스)」 문헌은 시노드적 대화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이 대화는 의견과 경험의 다양성을 통해 드러나는 차이 속에서 친교를 증진시키며 타자의 눈을 통하여 새로운 전망과 관점들을 얻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공유하게 해줍니다. 더불어 용기 있는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성령께서 공동체에 알려주시는 것을 깨닫고, 다른 사람들의 견해들 가운데에서 공동선을 위하여 같은 성령께서 드러내시는 것에 열려 있게 됩니다.(111항)



타자의 눈 통해 새로운 전망·관점 얻게 돼

또한 문헌은 이러한 시노드적 대화를 공동체적 식별과 함께 설명합니다. 시노드 안에서 식별은 형제자매들과 진솔하고 평온하고 객관적인 대화를 통해, 각 공동체와 각 상황의 실제 문제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고 복음을 선포하고자 힘을 모으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합니다.(114항) 식별은 시대의 표징들을 해석하고, 역사적 상황 안에서 들려주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발견하며, 이러한 공동체적 식별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계획에 봉사하기 위해 함께 걸어가게 됩니다.(113항) 시노드적 대화를 토대로 한 공동체적 식별을 통해 교회는 함께 걷는 여정의 방향을 설정하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대화와 식별의 과정이 시노드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보았습니다. 이와 더불어 교황은 저서 「렛 어스 드림(2020)」을 통해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 시노드에서 격렬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시노드 회의장에서 진리를 독점적으로 해석하고 다른 사람을 폄훼하려는 유혹도 존재합니다. 시노드 여정 안에서 우리는 갈등에 휘말리고, 균형감을 상실할 위험이 큽니다. 때로는 어느 쪽이든 자신이 옳다고 믿는 주장에 파묻히며 그 주장에 포로가 되고 맙니다.

특히 시노드 여정을 시간 낭비로 여기고 공동합의의 과정에 대해 실망과 패배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 여정을 통해 대화하고 식별하는 과정은 시간이 걸리고, 성숙함과 인내가 요구된다고 보았습니다. 교황은 시노드 여정 안에서 느끼는 실망과 패배감은 정해진 협의 일정에 대한 실망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무엇인가를 이루어 내고 싶었던 그 바람을 이루지 못해서 기분이 나쁜 것뿐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자신의 바람에 사로잡혀서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노드와 공동체적 식별을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상 못한 쟁점 다루게 된 것도 성령의 선물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에 열렸던 아마존 시노드의 사례를 들어 설명합니다. 아마존 시노드는 회기 동안 논의하기로 했던 쟁점 대신에 예상하지 못한 쟁점들만 다루고, 다루기로 했던 쟁점은 간단하게 논의를 마쳤습니다. 교황은 이러한 결과 자체가 성령의 선물이라고 보았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쟁점에 시간을 할애한 것은 다루어야 할 쟁점을 시노드 준비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한 것입니다. 성령께서 이를 바로잡아 주신 것입니다. 또한 다루려 했던 쟁점이 시노드 현장에 외면당한 것은 특정 교회가 그 쟁점 자체를 대면하고 싶어 하지 않음, 즉 선교적 열망과 연대성의 부족하다는 것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역동성이 모두 시노드를 통한 공동체적 식별의 대상입니다. 공동체적 식별을 위해서는 온전히 성령께 맡기는 열린 마음이 가장 필요합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11-1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1. 26

시편 51장 3절
주님, 주님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